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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잔치' 해명 나선 은행권…공감 얻어낼까
입력: 2023.08.30 14:07 / 수정: 2023.08.30 14:07

은행연합회, 은행권 향한 돈잔치 비판에 적극 해명
일각선 '공감' 얻기 역부족이란 시각도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은행권의 이자장사 비판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더팩트 DB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은행권의 '이자장사' 비판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고금리 기조 속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돈잔치'를 한다는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자 은행권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은행권은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한 안전판 역할을 위해서라도 수익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은행권 주장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전략·법무·홍보 담당 상무이사는 "은행은 기관산업으로서 안정적으로 자금 중개, 결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규모에 상응하는 수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예금자와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기 위해선 충분한 수익 창출을 통해 은행이 안정적인 여러 사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못한 은행의 경우 외부의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응하기 어려워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그는 "은행 자본은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수익성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조 원에서 2022년 2541조 원으로 15년간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도 96조8000억 원에서 256조9000억 원으로 2.6배 늘었다. 반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조 원에서 18조6000억 원으로 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익성과 자산이 자기자본 증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지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은행산업의 지난 10년간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연평균 5.2%, ROA(총자산이익률)는 0.4%를 기록했는데, 이는 주요국 은행의 절반 또는 그 이하에 불과한 수준이다.

박 상무는 "국내은행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돼 왔으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 자본은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수익성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은행연합회는 은행 자본은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수익성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 DB

아울러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한 안전판 역할을 위해서라도 수익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은행산업은 안정적인 자금중개와 지급결제 기능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며 "외부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예금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고,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원활히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곤란하다면 외부의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응할 수 없음은 물론, 자산운용 편중이나 고위험 투자 등에 대한 참여 유인이 높아져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은행연합회가 '이자 장사' 등 은행권을 향한 해묵은 비판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은행들은 이러한 행보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이제서야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고금리 기조 속 '이자장사'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지만, '상생금융'에도 열심히 힘써왔다. 그러나 은행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돼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은행권의 주장이 공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서민들은 고금리에 이자를 갚기도 힘든 가운데 은행들은 연봉·성과급 잔치부터 벌였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150만 원이다. 전년 동기(5870만 원)보다 4.8% 늘어난 것으로 반기 평균 급여가 60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 원이 넘는다.

은행 직원들의 급여가 늘어난 것은 이자 장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은행들이 성과급을 두둑이 지급했기 때문이다.

급여뿐 아니라 퇴직금도 수억 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은 7억~8억 원대, 신한은행은 7억~8억 원대, 하나은행은 10억~11억 원대, 우리은행은 8억~9억 원대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고 그 성과에 대한 결실을 보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현재 고금리 상황에서 서민들은 이자도 못 갚는 상황에 처해 있고, 은행이 예대마진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발언은 시기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지나친 퇴직금을 수령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금융소비자들이 금융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인데 만약 금리·수수료 인상으로 수익성을 꾀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은행은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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