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G발 폭락 의혹' 김익래 관련 한국증권금융 압수수색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김익래 전 회장이 지난 5월 4일 여의도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 열고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떠나는 모습. /박지성 기자 |
[더팩트|윤정원 기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사측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는 전날인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금융을 압수수색해, 김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업계 고객에게 주식담보 대출을 내주거나 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업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 폭락 직전 다우데이타 140만 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해 605억 원을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증여세 납부를 위해 해당 자금을 마련했다고 주장이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다우키움그룹 경영권 승계를 이유로 대량 매도에 손을 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앞서 김 전 회장의 친형인 김 모 씨도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4월 초까지 다우키움그룹 지주사인 다우데이타 주식 33만 주(150억 원 상당)를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 측은 김 씨가 이 중 80%를 올 3월까지 매도해 김 전 회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피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눈초리는 따갑기만 하다.
키움증권이 검찰의 정조준 대상이 됨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문제도 대두했다. 키움증권은 작년 말 자기자본 4조 원을 달성하면서 올해 초 초대형 IB 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으나, 김 전 회장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며 해당 계획은 틀어진 상태다. 여기에 평판 리스크가 한껏 부각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우려되고 있다.
구설에 올랐음에도 김 전 회장이 20억 원 넘는 퇴직금을 받은 점도 시장의 눈총을 사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올해 상반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중 최고 보수를 받은 '연봉킹'을 차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 28억9796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4억6567만 원, 상여 1억6543만 원에 퇴직금 22억6483만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액결제거래(CFD)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영향에도 키움증권이 증권업계 이익률 1위를 기록하면서 개인투자자의 탈환이 가시화하는 분위기였으나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개미들은 다시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