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순손실
미래에셋증권도 시장 기대치 밑돌아
국내 10대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오른 1조2935억 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한림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2차전지 테마주가 이끈 증시 열풍에 수수료 관련 수익을 늘면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와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이 쌓이면서 리스크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총 1조2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4% 오른 결과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2분기 2200억 원의 순이익을 따내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1826억 원) △메리츠증권(1615억 원) △삼성증권(1515억 원) △미래에셋증권(1409억 원) △키움증권(1334억 원) △신한투자증권(1225억 원) △KB증권(1103억 원) △대신증권(708억 원) 등이 뒤를 이었고, 하나증권은 489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고른 실적을 거둔 원인으로는 2분기 들어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식 거래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에코프로, 포스코 그룹주 등 2차전지주가 개인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연초 2200선이던 코스피는 올해 2분기 2600선까지 오르는 등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부동산 PF나 CFD 등 충당금, 일회성 비용 손실 등에 발목을 잡힌 곳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따내기도 했다. 2분기 실적 결과를 두고 증권사들이 오히려 선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 이유다.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순손실을 낸 하나증권이 대표적이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순이익이 47% 감소한 미래에셋증권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증권사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초 2200선이던 코스피가 올해 2분기 들어 2600선까지 오르는 등 주식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더팩트 DB |
하나증권은 2분기 순손실 489억 원, 영업손실 32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손실 배경으로는 CFD 충당금 518억 원 등을 포함해 1000억 원가량의 대손충당금이 쌓인 결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일회성 비용과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미수채권 대손상각비나 해외 투자 목적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을 본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순이익 1409억 원(이하 전년 동기 대비 -47.2%), 영업이익 1567억 원(-51.2%)을 기록했다. CJ CGV 전환사채 관련 평가손실(170억 원)도 저조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주식 거래에 강점을 보이는 키움증권은 수수료 부문에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탁수수료(1700억 원) 수익을 따냈으나, 600~700억 원가량의 CFD 충당금이 전체 이익을 낮췄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2분기 대규모 충당금 관련 손실을 쌓으면서 향후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2차전지, 초전도체주, 화장품주 등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한 섹터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 활기를 돋고 있는 점도 전망이 밝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이나 CFD 관련 충당금 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저조한 실적을 거둔 증권사도 있으나, 수수료 관련 수익이 전반적으로 도드라지면서 실적을 선방했다. 또 2분기까지 충당금을 대거 반영했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적립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신규 PF 대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수익 사업 부재가 예고된다.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 등에 따른 잠재적 손실은 안고 가야 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