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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카드' 꺼내든 매일유업…'경영효율화' 박차
입력: 2023.08.15 00:00 / 수정: 2023.08.15 00:00

3년 만에 희망퇴직 시행…저출산 여파
경영 악화 개선 차원에서 자발적 신청 실시


매일유업이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자발적 희망퇴직에 나섰다. /뉴시스
매일유업이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자발적 희망퇴직에 나섰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주요 유(乳)업체 매일유업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매일유업은 경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 희망퇴직에 나섰다고 밝혔는데 이는 저출산 여파로 우유 등 유제품 소비량이 줄면서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는데 따른 조치다. 업계 일각에서는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드러낸 사례라며 비용 절감 효과가 어느 정도 생겨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1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문제는 유(乳)업계 전체를 뒤흔들어 놨다. 핵심은 '저출산→우유·분유 소비량 감소→기업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트라이앵글이 더 견고해졌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2021년(0.81명)보다 더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인구 현상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 2.01명에도 한참 밑돌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인구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출생아 수가 줄어드니 우유·분유 소비량 감소도 가속화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017년 4314억 원에서 지난해 2897억 원으로 5년 새 1417억 원 줄었다. 또 낙농진흥회 유통소비통계에 의하면 2017년 국내 1인당 백색 시유(일반 우유) 소비량은 26.6kg, 2020년에는 26.3kg, 지난해는 26.2kg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가공우유 소비량도 2017년 6.2kg에서 지난해 5.4kg로 줄었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우유 파는 기업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남양유업 매출은 △9489억 원(2020년) △9560억 원(2021년) △9646억 원(2022년), 영업손실은 △-767억 원(2020년) △-778억 원(2021년) △-868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27억 원(2020년) △-588억 원(2021년) △-784억 원(2022년)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4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343억 원) 대비 57억 원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올해 1분기 -1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2억 원)보다 손실은 줄였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참고로 남양유업은 지난해 20년 이상 연차가 높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2021년(0.81명)보다 더 감소했다. /뉴시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2021년(0.81명)보다 더 감소했다. /뉴시스

◆ 매일유업 "인력 정체 개선·선순환 구조 만들 것"

매일유업도 수익성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만 남양유업과 비교하면 적자를 기록하진 않았다. 매일유업 매출은 △1조4630억 원(2020년) △1조5518억 원(2021년) △1조6856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864억 원(2020년) △877억 원(2021년) △606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76억 원(2020년) △742억 원(2021년) △144억 원(2022년)으로 2021년과 2022년만 보면 1년 새 급전직하했다. 특히 수익성이 급감했는데 경기 불황 여파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49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4019억 원) 대비 474억 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69억 원) 대비 올해 126억 원으로 43억 원 줄었다.

매일유업은 최근 경영 악화 개선 방안으로 희망퇴직에 나선다고 밝혔다. 매일유업에 의하면 이달 16일까지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자는 법정 퇴직금 이 외에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통상임금 18개월 치를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또 퇴직 후 2년 간 경조사 시 물품을 제공받고 회사 측에서 재취업 교육도 지원한다.

매일유업은 희망퇴직 신청에 대해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꼽았다.

이날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저출산 여파에 의한 소비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유가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탈피하고 미래성장 사업과 채널을 적극 육성하는 등 위기경영체제를 발동해 조직효율성과 변화대응 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며 "그러나 외부 경영 환경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위기에 강한 조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자발적 희망퇴직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영효율성 증대와 조직 분위기 쇄신을 이루기 위한 조치로 시행하는 것이다"며 "이를 통해 인력 정체를 개선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일유업이 시행하는 희망퇴직이 어느 정도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자발적 희망퇴직 신청이기 때문에 인건비 줄이기 등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정선의 비용 절감 효과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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