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취임 5년 만에 포스코 기업 가치 3배 성장
정부 불화설은 '여전'···연임 불가능성 증폭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취임 5년 만에 기업 가치를 3배 이상 성장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정권 불화설' 로 임기 만료 후 연임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팩트 DB |
[더팩트|박지성 기자] 포스코그룹이 철강 사업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로 사업을 다각화 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그룹 상장사 6곳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주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정부와 보이지 않는 '불화설'로 인해 내년 임기 만료 후 연임은 불가능 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6일 증권 시장에서 시가총액 53조2799억 원으로 코스피 시장 4위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43조3794억 원으로 9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4조9710억 원으로 21위에 올랐다.
이날 기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포스코엠텍, 포스코스틸리온 등 6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약 119조 원이다.
지난 2018년 7월 27일 포스코그룹 내 상장사 시가 총액은 35조2000억 원이었는데 최 회장 취임 후 5년 만에 3배 이상 상승했다.
포스코퓨처엠은 5년 전 2조9000억 원에서 43조3794억 원으로 14배이상,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조3000억 원에서 14조9710억 원으로 5배 성장했고 대부분의 그룹사들도 5배 넘게 올랐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27일 비 엔지니어 출신 처음으로 포스코그룹 9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어 지난 2021년 연임에도 성공했다.
최 회장은 5년 전 포스코 회장에 취임하면서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을 선포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5년간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궁극적인 목적인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체질개선, 지주사 체제 전환 등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그룹 사업의 포트폴리오 혁신은 자본시장에서도 기업가치 상승으로 주목 받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기준 전주에 비해 26.1%(13만500포인트) 증가한 63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주보다 16.6%(8만 포인트) 오른 56만 원에 장을 끝냈다.
포스코인터내셔널(81.2%), 포스코DX(32.7%), 포스코엠텍(22.3%), 포스코스틸리온(17.7%)도 지난주에 비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최 회장은 2년 전 포스코그룹 지주사 전환 추진 당시에 주가 하락 등으로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면서 최 회장은 주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단 한번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며 '불화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팩트 DB |
다만,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러한 성과에도 입지가 불안하다는 관측이다. 최 회장은 내년 3월 8일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데 또다시 연임에는 불가능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불화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때와 달리 윤 정부 행사에는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아서다.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단 한번도 해외 순방 경제 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3월 일본, 4월 미국, 6월 베트남, 7월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동행하지 못했다.
또 최 회장은 올해 초 '경제계 신년 인사회'와 지난 5월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10대 그룹 중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곳은 포스코그룹이 유일했다.
최 회장과 현 정부 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될 때 현장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최 회장을 향해 계속되자, 재계에서는 '현재 정부와 갈등 상황에 놓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행사에 참석 후 취재진의 '정부와 갈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 "(정권 불화설은) 전혀 상관 없다"고 답하면서 정부와 불화설을 일단락 시켰다.
최 회장은 이달 초 폴란드 경제 사절단에 동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 회장이 직접 정부와 불화설을 부인했으며 특히 폴란드에는 최 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이차전지 공장이 가동되고 있기에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경제사절단을 패싱하면서 불화설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업의 성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불화설에 해어나오지 못하면 임기 연임은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정우 회장은 성과와 무관하게 정부와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하고 있어 연임이 어려워 보인다"며 "연임을 위해선 윤석열 정부와 긍정 시그널을 보여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10월 포스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있다. 임추위 평가에서 최 회장의 연임 판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역대 전 회장은 정권 교체 시마다 예외 없이 사퇴했다. 고 박태준 초대 회장이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불화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2대 황경노 회장, 3대 정명식 회장 모두 연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4대 김만제 회장, 5대 유상부 회장, 6대 이구택 회장, 7대 정준양 회장에 이어 8대 권오준 회장까지 모두 같은 수순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