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석연료 가격 상승에 송유관 수요 증가
강달러 인한 환차익도 실적 개선에 영향
철강업계의 2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세아제강이 나홀로 실적개선을 나타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세아제강지주 본사 사옥.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철강업계의 2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세아제강은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주력상품인 스테인레스 강관 등의 판매가 늘었고, 강달러로 인한 환차익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이 20조1210억 원, 영업이익이 1조326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38.1% 줄어든 숫자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2분기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시적으로 세계 경기가 활성화됐을 때 철강 매출도 늘어났고, 현재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8221억 원)보다 51.7% 줄어든 3973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세아제강의 경우 오히려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세아제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249억 원, 영업이익은 745억 원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추산 평균치) 645억 원을 상회하는 숫자다.
세아제강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조8108억 원, 영업이익 2152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33%, 63.07% 증가했고, 2021년에도 전년대비 매출 30.15%, 영업이익 146.34% 늘었다.
세아제강의 실적 개선은 주력상품인 '강관'의 판매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강관은 단면의 형상이 원형(또는 각형)으로 내부가 비어있는 형태의 철강 제품으로 세아제강은 배관용·유정용 강관을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LNG, 해상풍력, 수소, 탄소포집 등 고성장이 기대되는 친환경 사업분야에 사용되는 스테인레스 강관을 주력 제품 라인업에 편입시켜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아제강의 주력상품인 강관의 판매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정용 강관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프랑스 해상풍력 사업에 따른 강관 판매율 증가, LNG용 강관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면서 "또 석유와 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원에서 풍력, 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원 분야가 성장하고 있는 점은 세아제강의 향후 성장성을 더 높이는 요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강달러 지속에 따른 환차익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9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9% 상승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는데 (세아제강이) 전통 에너지 활용되는 송유관 가스관 생산. 그런 쪽으로 수요가 확장됐다"면서 "또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수출물량에 대해서 원단위 환산했을때 환차익을 얻었던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영업이익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아제강의 실적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지구 온난화 등으로 겨울철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강관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제강이 현재까지는 실적이 개선돼왔지만 하반기에는 엘니뇨 확산에 따른 평균 기온 상승으로 겨울철 화석연료 사용 감소로 인해 제품 수요도 하락할 여지가 있다"면서 "수요산업 측면에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있으니 면밀히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