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저점·반등기' 혼조
아파트 거래량 6개월 연속 증가
수도권 아파트 매도 물건은 늘고 있지만 전세 매물은 줄고 있다. 매매 거래량을 늘고 있지만 전세가격은 한동안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수도권 아파트 매매와 전세시장 매물량 증감 추이가 갈리고 있다. 집을 팔기 위해 내놓은 물건은 늘고있는 반면 임차인을 구하는 전세 매물은 줄어들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저점으로 보는 시각과 반등기로 보는 인식이 공존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통계자료를 보면 20일 기준 서울 내 아파트 매매거래를 위해 등록된 매물은 6만7901건으로 6개월 전 5만2156건보다 30.1% 증가했다. 이는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0만5578건에서 12만1433건으로 15%, 인천은 2만5590건에서 2만9032건으로 13.4% 증가했다. 수도권 전체 매매 매물이 연초대비 약 20% 증가한 것이다.
이와 달리 수도권 아파트 전세 매물은 줄어들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2721건 등록돼 있다. 이는 6개월 전 5만4630건보다 40.2% 줄어든 수준이다. 또 경기는 6개월 사이 6만6584건에서 3만8319건으로 42.5%, 인천은 1만5257건에서 9213건으로 39.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와 매매거래의 매물량이 반대 추이를 보이는 것은 집주인들이 최근 시작된 부동산 시장 반등기를 매도 시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은 지난 2년 새 크게 내린 반면 매매가격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기존 전세를 끼고 보유하던 주택의 새 임차인을 구하는 대신 아예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선 기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주택을 팔면 지난해보다 반등한 가격에 매도할 수 있어서다.
부동산 시장이 저점이라는 인식과 반등기라는 인식이 공존하면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도 물건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붙었다. /이동률 기자 |
다만 이들 임대인이 호가를 내리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을 저점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있어서다. 집주인이 내놓은 희망 매도가격 수준에 수요가 붙으면서 호가는 오히려 오르는 분위기다. 때문이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거주 매물보다는 전월세 임차인을 낀 아파트의 매도 물건이 올라오고 있다"며 "지난 주말에도 전세 세입자를 받고 있던 집주인이 10평대 아파트 매도 매물 호가를 3000만 원가량 올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도 "집을 팔겠다는 전월세 임대인이 늘고 있지만, 그렇다고 집주인이 호가를 내리는 것은 아니다"며 "전세 보증금을 일부 돌려주고 재계약해야 하는 경우에도 희망 매도가격이 아니면 굳이 급히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임대인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지금을 마지막 저점기로 인식하고 내집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자도 있어 연초보다 문의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올해 1월 1413건에서 △ 2월 2457건 △3월 2982건 △4월 3187건 △5건 3421건 등을 거쳐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3674건까지 증가해 매매거래량이 연초 대비 월 1000건 이상 대폭 늘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난해 주택가격이 떨어졌던 기저효과로 지금이 저점이라는 인식과 금리가 동결되면서 반등기라는 인식이 혼조하고 있어 거래량이 느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동안 전세 매물과 입주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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