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인수 후 새 이름 확정…함양공장 방문해 임직원 격려
전기버스 차별화·동남아 시장 공략 확대 추진…틈새시장 공략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이 에디슨모터스 인수 확정 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현장경영을 실시하는 등 행보를 넓히고 있다. /김태환 기자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이 전기 상용차 업체 '에디슨모터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함양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고 새 사명을 공개하는 등 'KG 색깔 입히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KG 모빌리티 연구소와 협력을 통해 상품성 개선과 원가 절감 등 시너지를 창출함과 동시에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전기상용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곽재선 KG 그룹 회장은 최근 인수를 추진 중인 에디슨모터스의 경남 함양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곽 회장은 현장에서 전시된 신제품 콘셉트 모델을 둘러보며 KG 모빌리티 연구소와의 협업과 구매 소싱 협력, 판매 네트워크 공유 등 시너지 제고를 주문했다. 현장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사명을 'KGM 커머셜'로 잠정 결정하기도 했다.
앞서 KG 모빌리티는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상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에디슨모터스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됏다. 에디슨모터스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인가전 인수합병(M&A) 절차가 이뤄지고 있었다. KG 모빌리티는 지난 3월 투자희망자 의향서(LOI) 접수에 이어 예비실사를 한 후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에디슨모터스를 활용해 베트남을 거점으로 한 아세안 지역 전기 상용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곽 회장은 지난 4월 개최한 'KG 모빌리티 튜닝페스티벌'의 현장을 점검하던 당시 기자들에게 "에디슨모터스가 회사 잠재력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인수를 추진했다"면서 "현재 버스시장은 천편일률적이고 획일화돼 있기에 (인수 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수조 속 메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조 속 메기'는 물고기가 있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집어넣으면 물고기들이 천적을 피해 움직이면서 튼튼해지듯,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KG 모빌리티와 협업을 통해 에디슨모터스 차량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에서 '메기'와 같이 활약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곽 회장은 아세안 지역 공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기존 버스를 친환경 버스로 대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왼쪽 2번째)이 에디슨모터스 함양공장을 방문해 라인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KG모빌리티 |
이를위해 곽 회장은 지난 3월 베트남을 방문, 현지 푸타 그룹의 킴롱모터와 KD(현지 조립형 반제품) 계약을 체결했다.
킴롱모터는 현재 베트남 중부 다낭 인근 후에 산업단지내에 KG 모빌리티 전용 KD 공장을 짓고 있다. KG 모빌리티의 수출 물량은 오는 2024년 연간 1만5000대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연간 6만 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당장 전기버스를 베트남에서 조립하지는 않겠지만, 푸타 그룹이 현지에서 여객운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으로 협력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푸타 그룹과 맺은 계약이 전기버스 관련된 사안은 아니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아세안 시장에서도 환경 문제로 전기버스 대체 수요가 높은 가운데 베트남을 기점으로 아세안 지역에도 전기버스 관련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KG 모빌리티의 전기 상용차 시장 진출과 아세안 지역 공략은 현대자동차그룹 등 세계적인 자동차그룹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곽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곽 회장은 "정 회장이 (KG 모빌리티 차량이) 잘나가냐 물어봐서 공장 케파에 어느 정도 한계 있어서 큰 시장 진출은 어렵고 조그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설명했다"며 "저희는 어느 한 군데 (장악할 수 있는) 글로벌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곳곳에 떨어져 있는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KG 모빌리티의 판매 실적은 현대자동차그룹과 같이 대형 자동차그룹과 비교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며, 해외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차량이라기보단 가성비 차량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 현대차의 아이오닉, 기아의 EV6와 경쟁에서 특출나게 뛰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들의 관심이 덜한 전기 상용차 분야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