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화에 연체율 급등
행정안전부 새마을금고 합동 점검 나서
새마을금고가 연체율 증가와 수신잔액 감소로 위기설에 휩싸인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실 논 진화에 나섰다. /더팩트 DB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이승우·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문수연·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황원영 기자]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 어느덧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이 반가운 7월 첫 주가 시작됐습니다. 요란한 장맛비와 찌는듯한 더위에도 경제계 시계는 멈추지 않고 바쁘게 움직였는데요, 새마을금고 예금주들은 무더위에도 등골이 서늘한 한 주였습니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부실 위기론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일부 금융 소비자들은 30도가 넘는 기온에도 새마을금고로 오픈런(영업개시 동시 방문)하며 예·적금을 해지했습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까지 나오는 등 자칫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커지자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대응단을 꾸려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GS건설은 '순살자이' 오명을 쓰며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 안단테자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사고 아파트의 32개 기둥 중 15개 기둥에 뼈대인 철근(전단보강근)이 없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이에 순살자이라는 조롱까지 나왔고요, 입주민은 물론 GS건설 주주들까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GS건설은 해당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 계획을 밝혔는데 수천억 원에 이르는 손실금이 예상돼 주가도 붕괴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폴란드에 가는데요, 여름휴가는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하는 것이죠.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참석해 주목받았는데, 구 회장이 폴란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한 주간 금융권을 뜨겁게 달군 새마을금고와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시죠.
화도새마을금고 평내지점(왼쪽)과 화도새마을금고 호평지점 내부에 합병과 관련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소양 기자 |
◆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기까지…정부 안전하다는데 예금주 불안은 여전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뱅크런 조짐까지 보이면서 당국까지 적극 개입하고 나섰는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이번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위기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기부터 예견됐습니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는데요, 장기간 부동산PF로 자금을 벌어들인 일부 금융사와 달리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부족했죠. 이에 새마을금고는 대형 아파트단지, 수도권 아파트 등 주요 사업장 대신 오피스텔, 빌라, 전원주택 등 지방 소규모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대출을 해줬습니다.
-그래서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2019년 말 27조2000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56조3000억 원으로 불어난 것이군요.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으니 얼마나 공격적으로 부동산 PF 규모를 키웠는지 알 수 있을듯합니다.
-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가라앉으면서 부동산 PF 부실화가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온 새마을금고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죠. 이에 새마을금고의 전체 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위기설이 퍼졌습니다.
-연체율이 어느 정도로 급격히 올랐나요?
-2019년 말 2.5%에 불과한 새마을금고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4.1%, 지난해 말 7.7%로 급등했습니다. 올해 1월 말에는 9.2%까지 치솟으면서 부실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요.
-우량금고라는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가 폐업 절차는 밟는다는 소식에 고객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면서요.
-네, 지난달 16일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는 화도새마을금고와 합병했는데요, 동부새마을금고는 600억 원대 PF 대출이 부실화해 폐업 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고객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해당 지점에는 상품을 해약하는 고객들과 문의하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불안한 고객들이 예·적금을 해지하고, 뭉칫돈을 빼간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인터넷으로 자금 유출설이 돈 올해 3~4월에만 수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출됐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265조2700억 원에서 3월 262조1527억 원, 4월 258조2811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습니다. 5월2일 기준 257조7000억 원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고요. 다만, 6월 들어 수신 잔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뱅크런 조짐까지 보이자 정부가 직접 나서서 금융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 6일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100개 금고에 대해서는 합동 점검에 나서기로 했고요. 아울러 중도 해지한 예·적금을 2주 이내에 다시 맡기면 비과세 혜택과 약속한 금리를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대책도 내놨습니다. 빠져나가는 예금을 잡기 위한 방책이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직접 새마을금고에 방문해 예금 상품에 가입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김 원장은 지난 7일 열린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건전성과 예금자 보호에 문제가 없다며 금융 소비자를 안심시켰습니다. 특히 유튜브 말을 믿지 말고 정부의 말을 믿어달라며, 뜬소문이나 가짜뉴스를 경계했고요. 김 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을 방문해 6000만 원 규모 예금을 들며 불안감 진화에 나섰죠.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완전히 사그라들진 않은 것 같습니다.
-네. 취재진이 방문한 결과 합동브리핑이 열린 이튿날에도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현 화도새마을금고 평내지점·호평지점)에는 예금 상품을 해지하러 온 고객들로 가득했습니다. 관련 문의도 계속해서 이어졌고,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고객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일부 고객은 중도 해지한 상품을 재예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부의 예·적금 재예치 관련 방침이 어느 정도 통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정부가 직접 나서 불안을 잠재우고 있는 만큼 요동친 금융 소비자의 불안감은 전보다는 다소 진정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직 연체율 관리와 내부통제 등 남은 과제가 많습니다. 앞으로 새마을금고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금융 소비자들이 유심히 지켜볼 것 같습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