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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스테이션, 고객 돈 '묻지마 투자' 걱정…'서준혁 책임론' 부상
입력: 2023.06.29 00:00 / 수정: 2023.06.29 00:07

상조업체 재무건전성 엿볼 지급여력비율, 업계 평균 이하

최대주주인 서준혁 회장은 대명스테이션이 11년동안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계열사의 채권·채무액을 격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우 기자, 뉴시스
최대주주인 서준혁 회장은 대명스테이션이 11년동안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계열사의 채권·채무액을 격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우 기자, 뉴시스

[더팩트ㅣ이승우 기자] "내 돈이 왜 거기에 쓰여."

고객의 돈을 맡아 운용하고 있는 상조업체 대명스테이션이 묻지마 투자로 경영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어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계열사인 대명스테이션의 영업이익은 2020년 -160억, 2021년 -104억, 2022년 -380억 원으로 매년 손실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이 수년간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말 이익 잉여금과 자본금, 그리고 기타포괄 손익누계액을 합한 자본 총계도 -1337억 원을 기록하며 11년째 이어가고 있는 자본잠식 상황을 다시 한번 겪게 됐다.

대명스테이션의 2022년 회계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까지 누적된 부채 총계는 약 1조1114억 원으로, 이 가운데 1조618억 원의 부금예수금(고객이 낸 선수금)이 비유동부채로 잡혔다.

부금예수금은 고객이 매월 또는 정해진 기간 동안 상조회사에 납입한 금액으로, 선수금을 쌓아두면 회계상 부채로 분류된다. 다만, 상조 고객의 계약해지가 발생할 경우 가입약관에 따라 해약·환급금을 제외한 금액은 부금해약수익으로 인식한다.

대명스테이션의 자산 총계 9777억 원은 상조 선수금 1조618억을 크게 못미치며 부실 위기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상조업계는 고객의 장례 등 약정된 행사발생시 상계처리를 위해 평균 상조금 지급여력비율을 97%로 유지하고 있는데, 대명스테이션은 업계 평균 이하 수준을 보였다. 지급여력비율은 업체의 재무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주요한 지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대명스테이션의 지급여력비율은 87%로 전체 평균치인 97%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의 부채 비율은 전체평균 103%보다 높은 114%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소형 업체의 경우 고객 유치가 어렵다 보면 오히려 자본금 비중이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급여력비율이 높다 낮다만 놓고 해당 업체가 불안하다 혹은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상조업체의 안전성과 재무건전성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 위해선 회계자료나 선수금 보전 여부들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상조업체 부도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부금예수금 50%를 은행이나 공제조합 등 별도기관에 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50% 선수금을 상조업체가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보니 부실 경영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조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에 "고객들의 선수금이 늘어날수록 회계상 부채비율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상조업체를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상조회사가 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선 부동산이나 장례 관련 사업으로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게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대명스테이션에 흘러간 고객의 상조 선수금 어디에 쓰이나

대명스테이션은 지난해 상조 고객이 납입한 금액 3039억 원 가운데 환급해약금 1119억 원과 모집수당 순지급액 402억 원을 뺀 나머지 1518억 원을 고객으로부터 확보했다.

대명스테이션의 13기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투자금 흐름의 경로를 따라가보면 1518억 원 가운데 721억 원이 상조보증위탁금으로 사용됐고, 나머지 금액은 대부분 장단기금융상품과 단기매매금융자산, 건설자산 등을 매입하는데 사용됐다.

결국 고객 돈이 대부분 투자성 금융상품 구입에 사용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대명스테이션의 지난해 말 현재 고객들의 선수금은 약 1조618억으로 이 가운데 1800억 원 가량을 선수금 보전금으로 예치했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의 매도가능증권 704억 원과 상조보증예치금 772억, 그리고 331억 원 가치의 건물 등이 보전금 담보로 설정됐다.

대명아임레디는 대명스테이션이 운영하는 라이프 케어 상조 브랜드다. 공정위가 발표한 대명스테이션의 지급여력비율은 87%로 전체 평균치인 97%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의 부채 비율은 전체평균 103%보다 높은 114%를 기록했다. /이승우 기자
대명아임레디는 대명스테이션이 운영하는 라이프 케어 상조 브랜드다. 공정위가 발표한 대명스테이션의 지급여력비율은 87%로 전체 평균치인 97%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의 부채 비율은 전체평균 103%보다 높은 114%를 기록했다. /이승우 기자

이는 공정위 선불식할부거래법 기준에 따른 최소 보전액 50% 금액인 5309억 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으로, 대명스테이션은 1800억 원을 뺀 나머지 8800억 원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면 더욱 시선이 집중된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지배 종속관계등이 있는 회사는 모두 13곳으로, 대명스테이션은 수년전부터 최대주주인 서준혁 회장 일가의 개인사업체와 대명소노그룹 계열사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명스테이션은 2019년 사모펀드 도미누스인베스트가 갖고 있던 대명소노시즌의 신주권부사채(BW)1857만 5851주를 매입하기 위해 510억 원을 고객 돈에서 사용했다.

대명소노시즌은 서 회장의 여동생 서지영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으로,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문제는 2020년부터 2년 연속 이어진 대명소노시즌의 누적 적자 탓에 해당 채권이 대명스테이션의 재무 구조를 위협하는 부실 자산이 됐다.

최대주주인 서 회장은 대명스테이션이 11년동안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아랑곳없이 계열사의 채권·채무액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대명스테이션이 매도가능한 증권 총액은 약 1301억 원으로 전년 보다 516억 가량 늘어났다.

이와 관련 대명스테이션의 답변을 듣기 위해 홍보 담당자에게 수차례 전화와 서면 질의를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공식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 서준혁 회장, 과거 베거백 등 잇단 외식사업 번번이 실패로 끝나

고객 돈이 대부분 회원 유치를 위한 광고비용으로도 충당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한해 동안 대명스테이션에 유입된 매출총이익은 229억 원으로, 이 업체는 매출총이익의 2.6배 수준인 609억 원을 판관비용으로 썼다. 지난해 광고비는 약 184억 원으로 전년 보다 다섯 배 이상 증가했고, 판관비 항목 중에서 직원들이 받은 지급수수료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상조업체는 장례서비스 선불식할부거래업 특성상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용을 아낌없이 사용하다보니 영업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대명스테이션이 공정위의 재무현황 보고에서 지급여력비율이나 부채비율이 전체평균에도 못 미친다는 평가가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는 이유다.

대명스테이션이 11년째 완전 자본잠식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일각에선 대명스테이션 최대주주인 서준혁 회장의 경영방식을 지적하며 책임론을 문제삼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 2009년 떡볶이 체임점 '베거백'을 시작으로 '스토리런즈' '미스터 탄둘' 등의 외식사업에 손을 뻗었지만 거듭된 사업 실패로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갖게 한 인물이다.

서준혁 회장은 대명소노그룹의 모태인 대명주택을 세운 고(故) 서홍송 전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명소노그룹의 계열사 대명스테이션과 소노펫앤컴퍼니, 소노호텔앤리조트, 대명소노 대표 등을 거쳐 올해 초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고객의 돈으로 현금창출 능력이 부족한 계열사를 지원하는 묻지마 자금창구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실패 책임론에 몰린 총수들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러나 회사의 경영 실패는 경영인 한 사람의 자질만 놓고 판단할 게 아닌 기업의 실질적인 오너차원에서도 판단하고 잘못된 점을 짚어봐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press0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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