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복귀 후 '혼외자 논란' 등 잇단 오너 리스크
셀트리온, 주가 안정 위해 자사주 매입
"3사 합병 시기는 조율 중"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은퇴 2년 만에 임기 2년의 한시적 복귀를 선언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문수연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며 위기 상황인 셀트리온을 돕기 위해 경영에 복귀한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서 회장은 복귀 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복장 규제 논란, 혼외자 논란 등 잇따라 불거진 오너 리스크와 불안정한 주가로 주주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신약 개발 홍보로 '기업 가치 제고' 집중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지난 3월 28일 경영 복귀 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최대 5개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허가 신청을 완료하고 2025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 포트폴리오를 11개까지 확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유럽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이에 앞선 지난 4월엔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의 유럽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상반기 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의 미국 품목허가까지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임상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신규 파이프라인인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 'CT-P53'의 임상 3상 IND를 유럽과 미국 규제기관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 등도 현재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임상 진행 중인 이들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최대한 올해 내 허가 신청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올해 허가 신청이 완료된 제품까지 더하면 연내 최대 5개 제품에 대한 글로벌 허가 신청이 가능해져, 빠르면 2025년 내 기존 출시제품 6개 포함 총 11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5개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면 전체 50조 원 규모의 신규시장 진입이 가능해지며, 이미 출시된 6개 제품의 50조 원 시장까지 더하면 11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한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00조 원에 달하게 된다.
서정진 회장의 혼외자 친모인 조 모 씨가 소유한 회사인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가 올해부터 셀트리온 계열사로 편입됐다. 사진은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가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라텔(오피스텔형 빌라). /문수연 기자 |
◆ 복귀하자마자 잇단 오너 리스크…혼외자 논란에 소송까지
서 회장의 경영 복귀 후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관련 홍보를 강화하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잇따라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 회장이 일부 직원 복장을 지적한 뒤 전사 차원의 복장 규정 지침이 내려지면서 '시대착오'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지난달에는 서 회장의 혼외자 2명이 서 회장의 호적에 등재되고, 이들의 친모가 대표로 있는 회사 두 곳(서린홀딩스·서원디앤디)이 셀트리온 계열사로 추가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상속 문제로 인한 지배구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도 흔들렸다.
두 회사는 현재 경영 악화로 현재 휴업 상태이며, 직원도 각각 1명,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과 지분도 엮여 있지 않으며, 향후 두 곳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관리할 계획도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오너 리스크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 회장의 혼외자는 서 회장을 상대로 면접교섭 청구소송을 걸어 진행 중이며, 서 회장 측은 혼외자 친모를 공갈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2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더팩트 DB |
◆ '주가 회복·3사 합병' 과제 해결 언제 하나
서 회장 복귀 당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주가 회복과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이 떠올랐다.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2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이 이번에 매입할 자사주는 총 31만4466주러, 취득 예정 금액은 약 500억 원이다. 자사주 취득은 오는 9월 22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진행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올해에만 셀트리온 총 97만1820주(약 1500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도 총 155만5883주(2535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다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아 향후 시장에 다시 풀릴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 회장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향후 인수합병(M&A에) 등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난달 검토 중이던 미국 의료장비 업체 박스터 인터내셔널의 바이오파마 솔루션 사업부 인수를 포기하면서 향후 M&A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 회장은 2020년 지주사를 설립하고 3사 합병을 추진했지만 분식회계 논란, 소액주주와 갈등 등으로 그간 진척이 없었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금융 시장이 언제 안정될지 모르니 지켜봐야 하지만 주주들이 합병을 원하기 때문에 합병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 "오는 7월 모든 행정적인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다만 셀트리온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그룹사의 사업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합병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