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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부채 9조 원' 재무 불안 속 IPO 촉각
입력: 2023.06.26 11:26 / 수정: 2023.06.26 11:26

사업 다각화…차입금↑·현금흐름 악화
전략적 투자 마무리…"내적 성장 집중"
매출·순익 상승세 뚜렷…IPO 시점 관심


박경일 대표이사 사장(작은사진)이 이끄는 SK에코플랜트의 IPO 시점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여전하다. /더팩트DB, SK에코플랜트
박경일 대표이사 사장(작은사진)이 이끄는 SK에코플랜트의 IPO 시점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여전하다. /더팩트DB, SK에코플랜트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건설사에서 종합환경기업으로 탈바꿈 중인 SK에코플랜트(대표이사 사장 박경일)의 IPO(기업공개) 시점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9조 원이 넘는 부채와 5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차입금 등 재무 불안 요소가 남아 있지만 매출과 당기순이익과 같은 실적 지표가 개선세이고 부채비율도 줄고 있어, 준비 태세를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취임과 사명(社名) 변경 3년차를 맞는 박 사장과 회사의 IPO를 향한 의지가 여전한데다 환경·에너지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건설 경기 침체를 상쇄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급증한 차입금은 향후 IPO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연결기준 부채(올해 3월 말 기준)는 9조2983억 원으로 지난 2021년 말(6조9081억 원) 대비 61.6% 급증했다. 동기간 총차입금은 3조2319억 원 에서 5조4158억 원으로 67.6% 불었고 차입급 의존도는 40%를 웃돌고 있다.

영업현금흐름 적자와 잉여현금흐름 적자 규모도 각각 3128억 원, 3509억 원에 달하는 등 현금흐름 지표 또한 2020년부터 줄곧 악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폐기물 처리 등 환경사업과 연료전지·해상풍력 관련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한 결과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5월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회사명을 바꿨다. 같은 해 10월, 박 대표는 SK건설 사업운영총괄에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회사 체질 변경을 위해 볼트온(Bolt-on, 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 내세웠고, 최근까지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전략적인 투자와 사업 다각화로 부채가 크게 늘었음에도 최근 실적 개선으로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건설 경기가 급격히 악화됐지만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부문 실적이 받쳐주면서 작년 한 해 동안 637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과 자본 확충으로 2020년 말 662%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227.9% (2023년 3월 말)로 개선됐다. 또 1조 원대에 머물던 자기자본은 불과 2년 새 4조 원대로 불어났고 연매출은 7조 원 궤도에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SK건설 시절 주력한 아파트 건설·토목·플랜트 등 '솔루션부문' 매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4월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IPO를 향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Endemic) 기류와 기준금리 급등은 투자 심리에 직격탄이 됐고 국내외 주요 증시 지수가 곤두박질쳤다. 이에 공모액 목표 달성에 대한 걱정이 커졌고 SK에코플랜트 등 대어급 기업들이 잇달아 IPO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SK에코플랜트는 회사 몸집을 키우면서 본격적인 상장에 앞선 전초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싱가포르 테스(TES)사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의 최대주주에 올라서며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지난 4월에는 자사의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율을 52.65%로 확대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SK그룹사의 수소플랜트·LNG·화공플랜트 프로젝트 등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8900억 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SK에코플랜트는 작년에 4000억 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에 이어 6000억 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는 등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1조 원대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올 2월 진행한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모집액의 5배가 넘는 5080억 원의 자금이 몰려, 시장의 기대감을 재확인했다.

다만 회사 총매출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63.3%)을 차지하는 건설업(솔루션 부문)에서 업황 침체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환경·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로 재무 리스크를 끌어안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이 여전히 SK에코플랜트의 대표 사업인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며 "소비심리 위축과 분양 경기 저하,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업황 위축과 시공 원가율 상승은 회사 전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분기 말 기준, 차입금 규모가 5조 4158억 원에 이르는 점은 향후 IPO 진행에 있어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더팩트>에 "자본금이 작년 말 3조7424억 원에서 올 1분기에 4조807억 원으로 늘고 부채비율도 256%에서 227%로 축소됐다"며 "회사 사업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한 사항으로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대체로 마무리됐고, 재무건전성 개선과 내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국내외 경제·증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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