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조현준 등 그룹 총수들, 베트남 경제사절단 일정 시작
주요 그룹 총수들이 22일 베트남 경제사절단 일정을 시작했다. 사진은 베트남으로 이동하기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마크롱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상의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벌인 주요 그룹 총수들이 프랑스 일정을 마치고 경제사절단에 합류, 베트남 일정을 시작했다. 재계는 베트남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그룹 총수들이 현지에서 깜짝 투자 계획을 발표할지 주목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동행한 그룹 총수들이 이날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베트남 경제사절단 일정을 시작했다. 총수들은 경제인 만찬 간담회 등을 통해 현지 기업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24곳, 중견기업 28곳, 중소기업 138곳, 경제단체와 협·단체 12곳, 공기업 3곳 등 총 205곳으로 구성됐다.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프랑스 일정을 소화한 4대 그룹 총수뿐만 아니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참가한다.
기업 입장에서 베트남은 중요한 시장이다. 인구가 1억 명에 달해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며, 중국·미국에 이은 3대 교역국이기도 하다. 그룹 총수들은 핵심 경제 협력 파트너인 베트남에서 현지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미래 산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2월 하노이에서 열린 삼성R&D센터 준공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하는 등 현지 사업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스마트폰의 50%가량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호치민에서 TV, 가전 생산공장도 가동하고 있다.
다른 그룹 총수들도 폭넓은 교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경우 2018년 투자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베트남 최대 식음료·유통 기업 마산그룹의 유통 전문 자회사 빈커머스 지분을 매입하고, 마산그룹의 유통 지주사 크라운엑스에 투자하는 등 사업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생산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합류하기 전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21일 파리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공식 리셉션에서 최태원 회장의 목발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
LG그룹은 1995년 LG전자 진출을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베트남 내 7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식품·유통 등 19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한 상태다.
효성그룹도 베트남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 호치민 인근 동나이 지역에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약 35억 달러를 투자해 총 6개의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정보통신 등 핵심 사업 모두 베트남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사업의 단일 최대 규모의 생산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등 베트남이 효성의 글로벌 전초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는 이러한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 이번 경제사절단 방문 일정 중 새로운 투자 계획이 발표될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기업 측에서 투자와 관련한 뚜렷한 내용은 공유되지 않고 있다.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한 기업 관계자는 "베트남에는 당연히 투자가 계속 이뤄진다. 그러나 이번 베트남 방문 일정에 맞춰 투자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경제사절단은 현지 기업과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이라며 "대대적인 투자보단 경협 내용이 주로 다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주요 그룹 총수들은 베트남에 도착하기 전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머무르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벌였다.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 민간 대표단 19명이 경쟁 프레젠테이션 현장을 찾아 관중석에서 힘을 보탰고, 개별적으로 회원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김동관 부회장, 조원태 회장, 조현상 부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8명의 그룹 회장단은 엘리제궁으로 초청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대한상의는 "마크롱 대통령이 회장단에게 경제·사회 개혁 정책에 대해 발표하며 에너지, 미래 교통 수단, 의료·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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