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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V9, 힘·경제성·디자인 삼박자 갖춘 새시대 플래그십
입력: 2023.06.19 08:00 / 수정: 2023.06.19 08:00

체감상 '카니발'보다 넓은 실내 공간과 우수한 전비
각지고 튼튼한 외관·우아한 실내…7000만 원 넘는 가격 '부담'


13일 충남 아산시의 한 카페에 EV9이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13일 충남 아산시의 한 카페에 'EV9'이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전동화 차량으로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의 플래그십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전격 출시됐다. 그 동안 기아는 EV9의 디자인을 먼저 공개하고 핸즈오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다양한 기능을 알리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왔다. 실제 도로 위에서 EV9은 전동화 차량 특유의 강력한 힘을 자랑하면서 최상위 차종에 걸맞는 고급스러운 주행감을 선사했다. 공인 전비를 뛰어넘는 6.2km/kwh의 우수한 경제성과 더불어 넓은 공간,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으로 플래그십에 걸맞는 뛰어난 상품성을 과시했다.

<더팩트>는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에서 충남 아산, 부여로 이어지는 209km 구간을 시승하며 EV9을 체험 해봤다. 시승차는 EV9 기본모델 4WD 어스 풀옵션이다.

기아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의 정측면 모습. 별자리 모양을 형상화한 스타맵 주간주행등이 인상적이다. /김태환 기자
기아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의 정측면 모습. 별자리 모양을 형상화한 '스타맵 주간주행등'이 인상적이다. /김태환 기자

EV9의 외관에 대한 첫 인상은 '거대함'과 '웅장함'이었다. 정통 SUV 느낌을 살려 직선 형태의 각진 모습을 구현했고, 모서리 부분은 부드럽게 처리해 볼륨감이 느껴졌다. 거칠고 강한 성격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겐 때론 부드럽고 다정할 수 있는 상남자 같다는 인상이었다. 전면에는 '스타맵 주간주행등' 후면은 '스타맵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인상적이었다. 별자리를 형상화해 현대자동차의 '끊김 없는 수평램프' 주간주행등과 차별화를 두었다. 기아는 별자리가 고유의 패턴을 가지듯, EV9도 독자적인 패턴을 형상화해 개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휀더에서부터 윗부분이 움푹 패인 채 깎여 올라가면서 다른 차량과 함께 섰을 때 다소 작아 보인다는 인상도 받았다. 실제 시승 도중 기아의 비슷한 크기의 풀사이즈 SUV '모하비'와 나란히 주행하는 모습을 봤는데, 모하비가 다소 커보이기도 했다.

다소 작아보이는 외관과 달리 실내는 콘서트홀을 방불케 할만큼 넓었다. 대형 SUV라는 느낌보다 어쩌면 승합차인 '카니발'과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EV9은 길이가 5010mm, 폭 1980mm, 높이 1750mm고, 카니발은 길이 5155mm, 폭 1995mm, 높이 1775mm로 아주 조금 카니발 쪽이 크지만, 실내 공간은 오히려 EV9이 더 컸다. 카니발은 내연기관 자동차라 엔진과 변속기, 구동축 공간을 제외해야 하지만 EV9은 E-GMP 기반으로 제작돼 박스 형태로 공간을 크고 넓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바퀴와 바퀴 간 거리인 휠베이스는 EV9이 3100mm로 카니발 3090mm보다 오히려 더 길다. 기존 내연기관 기어봉과 구동축이 있는 자리가 모두 적재 공간으로 활용해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내부 공간이 직사각형 형태로 넓게 펼쳐지면서 최대한 공간을 넓게 이용하도록 구성됐다.

기아 EV9의 트렁크 문을 개방한 모습(왼쪽)과 2열과 3열 시트를 모드 접은 뒤 적재 공간의 모습. /김태환 기자
기아 EV9의 트렁크 문을 개방한 모습(왼쪽)과 2열과 3열 시트를 모드 접은 뒤 적재 공간의 모습. /김태환 기자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자 키 175cm 성인 남성이 대자로 누워도 될 만큼 공간이 확보됐다. 거짓말 조금 보태 슈퍼싱글 사이즈 침대와 비슷한 수준의 넓이가 확보됐다. 소지하고 있는 레이싱용 로드 자전거를 중형 승용차인 NF쏘나타에 한 번 넣어보고, EV9에도 적재해 봤다. 승용차에 적재할 때는 자전거의 길이가 길어 앞바퀴를 탈거한 후 핸들을 최대한 구부려 억지로 우겨넣었다. 반면 EV9은 3열과 2열을 순차적으로 접고 앞바퀴 탈거 없이 그대로 실을 수 있어 빠르게 편하게 적재할 수 있었다.

실내는 우드트림이 적용됐다. 10여년 전 그랜저와 다이너스티 등에 적용된 새빨간 우드가 아닌, 회색빛이 도는 우드가 부착됐다. 은은한 앰비언트 라이트와 조화를 이루며 촌스럽지 않고 단정한 인상을 제공했다. 기아 실내 특유의 가로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내부를 더욱 넓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운전대는 완전히 동그란 형태가 아니라 아주 살짝 윗부분이 일자 모양으로 깎인 형태로 구성돼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줬다. 다만 운전대에 장착된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버튼들이 광택 소재의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점은 아쉬웠다. 고급스러운 소재들 사이에서 '옥에 티'처럼 느껴졌다. 손에 땀이 많은 운전자는 지문이 쉽게 묻어 손쉽게 지저분해지기도 했다.

기아 EV9의 실내 모습. /김태환 기자
기아 EV9의 실내 모습. /김태환 기자

차량이 크다보니 처음 대형차를 모는 기자들의 경우 좁은 실내주차장에서 차량을 회전할 때, 회전반경이 몸에 익지 않아 중간에 멈추고 후진했다 다시 전진하기도 했다. 차체가 큰만큼 운전 편의사양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를 비롯해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측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이 포함됐다.

특히 차로 이탈방지 보조는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 차량 대비 민감한 축에 속했다. 차선을 이탈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차량을 완전히 가운데에 놓으려고 애썼다. 운전자가 살짝 한 쪽으로 치우치면 운전대를 반대로 돌리며 운전자와 살짝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출발한 뒤 한참을 가니 계기판에 '허리디스크를 예방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시트에 공기가 불쑥 들어오며 안마를 해줬다. 장거리 운전을 지속하는데 체감상 1시간에 한 번씩 안마의자와 비슷한 강도로 허리를 마사지해줬다. 민감한 사람의 경우 운전 도중 깜짝 놀랄 수 있어 원하지 않으면 해당 기능을 꺼놓는 것이 좋을것 같았다.

EV9의 스펙상 제원은 283kW(379마력)이며 최대토크는 무려 700Nm(71.4kg.m)에 달한다. 힘이 굉장히 좋지만 2톤이 넘는 공차중량(2425kg)을 감안했을 때 달리기 성능이 굼뜨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주행모드를 '노말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차가 앞으로 훅 치고 나갔다. 완만한 경사나 다소 경사도가 높은 오르막길도 큰 부담없이 올라갔으며, 차량 추월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스포츠모드'에서는 마치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 차량을 모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살짝만 가속페달을 밟아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코너를 돌 때 몸이 휘청이지 않도록 시트에 공기가 유입돼 허리를 단단하게 고정시켜줬다. 차량이 없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로 달리다 단 3~4초 만에 시속 180km까지 치솟았다. 더 속도를 내 본 동료 기자들에 따르면 EV9의 최고속도는 시속 208km로 제한돼 있었다. 배터리 성능 등을 고려해 제한이 설정된 것으로 추측된다.

회생제동은 단계를 조절할 수 있는데, 0단계로 설정하면 내연기관 차량을 모는 것과 거의 같은 주행질감을 선사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축에 속했는데, 플래그십의 부드럽고 안락한 '물침대'같은 실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다소 충격이 전해졌지만 타넘은 뒤 출렁거리지 않아 주행안정성 측면에선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전비는 운전성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누어졌다. 주행모드를 '에코모드'로 놓고 시속 70km~110km를 유지한 채 '탄력주행'을 한 결과 전비는 6.2km/kWh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 '아이오닉 6' 시승 당시 <더팩트>가 전비 대회에서 우승할 때 전비가 6.7km/kWh였음을 감안하면 2톤이 넘는 대형 전동화 SUV가 중형 전동화 세단과 비슷한 전비를 기록한 셈이다. 반면 시승이 끝날 때까지 '스포츠모드'를 놓고 상대적으로 험하게 차량을 주행한 동료는 2.7km/kWh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200km 시승 코스가 끝날때 쯤 충전하라는 경고를 계속 들었다는 후문이다.

기아 EV9이 주차돼 있는 모습. 차량이 크다보니 주차선을 꽉 채우는 모습이다. /김태환 ㅣㄱ자
기아 EV9이 주차돼 있는 모습. 차량이 크다보니 주차선을 꽉 채우는 모습이다. /김태환 ㅣㄱ자

EV9에 대해 단점으로 느낄만한 구석이 거의 없었다. 굳이 흠을 잡아보자면 차량 크기가 워낙 크다보니 좁은 주차장에서는 주차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정도였다. 이조차도 EV9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활용한 SW 다운로드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EV9은 향후 주행 중 손을 뗄 수 있는 3단계 자율주행과 자동 주차와 같은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단점은 가격이다. 세제 혜택 전 EV9 가격은 7671만 원에서 8781만 원으로 옵션 구성에 따라 최종적으로 가격이 1억 원도 넘을 수 있다. 여기에 SDV 기능에 대해 구독형 서비스가 검토되고 있다. 차량 유지에 월 고정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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