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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 폐원 수순…이사회 앞두고 교수∙직원 반발 "심각한 의료공백 초래"
입력: 2023.06.14 13:24 / 수정: 2023.06.14 14:05

교수협의회 "형제 병원 건립 때문에 경영 악화"
인제학원, 20일 이사회 열고 폐원안 의결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적자 누적으로 개원 82년 만에 폐원할 예정이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폐원안을 의결한다. /문수연 기자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적자 누적으로 개원 82년 만에 폐원할 예정이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폐원안을 의결한다. /문수연 기자

[더팩트|문수연 기자] 서울백병원이 적자 누적으로 개원 82년 만에 폐원을 결정한 가운데 백병원 교수들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교직원들과 상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폐원안이 의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인제학원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폐원안이 의결되면 서울백병원은 8월 말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73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올해까지 누적 적자는 1745억 원에 달한다. 그간 상계백병원, 일산백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등 '형제 병원'의 수익으로 적자를 메워왔다.

서울백병원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2016년 경영정상화 TF팀을 만들고 인력과 병상수 감축, 외래 중심 병원 전환, 병실 외래 공사 등을 진행했다. 특히 병동 리모델링에 매년 30억~50억 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이 외에도 2011년부터 수차례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경영 컨설팅을 받았으나 '중구 지역에서 의료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고, 폐원 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백병원 교수들은 폐원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적 이유만으로 폐원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폐원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결정을 취하하고 병원 회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교직원들과 대화할 것을 법인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직원들은 매일 같이 병원 문을 닫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민원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진료기록을 복사해가는 환자가 늘어나고, 검진 예약 취소도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또 "병원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서울백병원을 키우지 않고 다른 형제 병원을 새로 건립하기로 한 법인의 경영 전략 때문이지 교직원 때문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백병원 경영정상화 TF는 건물 매각과 상업용 시설로 건물 용도 변경, 별도 의료법인 설립 등의 정상화 방안을 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협의회는 "병원의 위기는 법인의 위기다. 각 병원의 적자가 늘고 있는데 특성을 살려 회생시킬 전략과 대책이 있는지 법인에 묻고 싶다"면서 "서울백병원은 서울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비상사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지금도 응급 환자 병상이 부족해 지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서울 도심에 심각한 의료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9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문수연 기자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9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문수연 기자

교수협의회는 폐원 후 형제 병원으로 직원 393명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인제학원 입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협의회는 "수도권에 있는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도 최근 경영 상황이 악화돼 서울백병원 교직원을 떠안게 되면 연쇄적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생활권이 다른 지역에 얼마나 많은 직원이 가려고 할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9일 공개한 성명서에서도 "생색내기"라고 비판하며 "교직원 동의 없이 생활권이 다른 부산 지역 병원으로 전출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교직원 탄압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인제학원 측은 "폐원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오는 20일 이사회 이후 결과에 따라 교직원들과 관련 사항들을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 일반 노조와 만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일반 노조를 지원하고, 병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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