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이어 '마용성'도 상승 전환
종로·강북·구로구 하락세 여전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3구에서는 매매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반면 종로, 강북, 구로구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단지 모습.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집값 저점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강남 주요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강북·구로 서울 등 외곽지역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면적 164㎡는 지난달 49억 원에 손바뀜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4월 거래된 44억 원보다 5억 원 높은 가격이다.
큰 폭으로 최고가가 상승한 거래는 중대형 평형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압구정동 신현대 170㎡도 4월 54억 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달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45㎡는 47억 원에,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220㎡ 역시 38억 원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각각 직전 최고 거래가보다 4억 원, 3억 원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상승 폭이 비교적 작지만 중소형 아파트에서도 신고가 경신 사례는 나온다. 송파구 문정동 브리앙뜨 66㎡은 지난 4월 5억50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직전 최고가 3억1300만 원보다 2억 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래미안아이파크 59㎡ 역시 직전 최고가 19억3000만 원보다 2억 원 높은 21억5000만 원에 팔렸다.
통계에서도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의 집값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와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0.20%, 0.30% 올라 4월 상승전환 이후 꾸준히 오름폭을 키워가고 있다. 서초구 역시 0.10% 올라 8주째 상승세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마용성' 지역도 상승세에 가세했다. 지난주 마포·용산·동작구의 아파트 가격이 강남권과 함께 최근 들어 상승세를 이어갔고, 성동구 역시 2주째 보합을 유지하다 0.01%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자금 사정이 넉넉한 매수자들이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 최고가 거래 사례가 되는 것 같다"며 "거래량이나 가격 회복세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지만 드물지 않게 30억 원대 이상 아파트의 매수문의는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3구와 마포, 용산 등 고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북, 종로, 구로구 등에서는 오히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DB |
이와 달리 종로·강북·구로구는 하락세가 여전하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0.04% 하락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114㎡는 지난달 7억1500만 원에 매매됐다. 이는 2021년 9월 최고가격 9억8500만 원보다 2억 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3단지 85㎡의 지난달 매매가격도 모두 18억 원대로, 최고가격 23억 원 대비 4억 원가량 낮다. 구로구 신도림동의 신도림동아3차 60㎡는 8억9000만 원에 손바뀜해 최고가격 11억7500만 원보다 약 3억 원 낮은 가격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으로 매수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리면서 매수세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이같은 매수세가 인기 지역부터 반영되며 지역별 온도차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시점에서 수요자에게 매력적인 지역인 강남권과 마용성 위주로 먼저 상승세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3%대로 내린 데다 집값 저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급하게라도 매입하려는 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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