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운전자보험 정책 변경 사실 여부 확인 중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보험시장에서는 손해보험사들이 오는 7월부터 판매하는 운전자보험에 자기부담금을 최대 20%까지 추가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확산했으며 금융당국이 사실 확인에 나선 상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손해보험사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변호사 선임 비용 담보에 대해 자기부담금을 최대 20%까지 추가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실이 아니라며 자부담 발생 전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절판 마케팅'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손보사들은 해당 내용을 검토하기는 했으나 확정 지은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보험시장에서는 손해보험사들이 오는 7월부터 판매하는 운전자보험에 자기부담금을 최대 20%까지 추가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확산했다.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구체적인 손보사명도 공개됐다.
금융당국은 운전자보험 개정설에 대한 사실 확인에 나선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이날까지 각 보험사 상품담당과 준법감시인에게 운전자보험 정책 변경 사실 여부, 절판 마케팅 기승에 따른 통제 방안 등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전자보험 개정설에 대한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운전자보험 과당 경쟁과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보험업계에 요구했고, 손해보험사들은 자기부담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해석을 내놨으나 당국은 그런 적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사이에서도 누가 어떤 의도로 '7월 운전자보험 개정설'을 확산시켰는지 서로 눈치게임을 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운전자보험 자기부담금 관련) 시기와 내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확정된 건 없고 관련 부서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 "현업에 확인해 보니 구체적인 내용의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7월 운전자보험 개정설'을 강조한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인스타그램 캡쳐 |
문제는 '7월 운전자보험 개정설'을 강조한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과 유튜브, SNS를 통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가 퍼져나가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해당 홍보물에서는 '7월부터 자기부담금 생긴다' '자기부담금 없는 운전자보험은 6월이 마지막 늦기 전에 준비하세요' 등의 문구로 7월 전 서둘러 가입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절판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업계에서 자기부담금 20% 신설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의심하지 않고 해당 사항을 우리도 적용해야 하냐며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오늘 금감원에 (자기부담금 20% 신설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1분기 신계약 실적이 저조했던 일부 손보사와 보험판매대리점(GA)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절판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운전자보험은 납입한 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이 적어 보험사의 '효자 상품'으로 불린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서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보험계약마진(CSM) 상승 효과도 크다.
보험업계에서는 다음 주 중 금감원이 운전자보험 개정설에 대한 공식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금감원은 보험사들의 경쟁이 심화하자 지난 3월, 운전자보험은 소비자가 실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제한적이라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