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간 1055억 원의 대출자산 이동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이틀간 누적 대출이동은 3887건으로 1055억 원의 대출자산이 움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인기가 뜨겁다. 다만 아쉬운 점도 속속 목격됐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금융회사 간 총 2068건의 대출 이동이 이뤄졌다. 약 581억 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한 것이다.
서비스 첫날인 지난달 31일 1819건의 대출이동을 통해 474억 원의 '머니무브'가 일어났으며, 이틀간 누적 대출이동은 3887건으로 1055억 원의 대출자산이 움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보완할 점과 부작용 등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선 기존 대출 상품보다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추천되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A씨는 1금융권에서 연 6%대 금리의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자를 줄여보기 위해 대환대출 인프라를 사용해 봤지만, 최저 16.81%의 신용대출 상품을 추천받았다.
이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중은행의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이 더뎌 사실상 금융소비자의 선택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플랫폼사 중 5대 시중은행을 모두 입점시킨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 시중은행의 참여가 저조하다 보니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어서 오류가 발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사용한 고객 중에는 기존 대출 상품보다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추천되는 경우가 많았다. /더팩트 DB |
또한 금융당국이 서비스 시행 초기임을 고려해 대상을 제한한 영향도 있다. 현재 대환대출이 가능한 것은 10억 원 이하의 신용대출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은 이번 서비스에서 일단 빠졌다. 신용대출 중에서도 정책 보증이 들어간 상품은 대환이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고신용자가 기존에 충분히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경우 △현재 시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초과하는 대출을 보유해서 금융회사로부터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경우 등도 갈아탈 수 있는 낮은 금리의 상품이 나오지 않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시스템 오류로 인해 대환대출 상품이 검색되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다만 금융위는 "시스템이 안정화 되면서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밝혔다.
대형 빅테크로의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제휴 금융사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대환대출 플랫폼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은행 등 주요 금융사들은 고객군이 많고 거대 인프라를 보유한 빅테크들과의 제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중소형 핀테크사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 보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며 "서비스 초반이다 보니 오류 등 불편함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앞으로 자리를 잡고, 금융당국의 규제가 더 풀리게 되면 금융사간 (금리)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주담대(주택담보대출)가 대환대출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