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두달째 감소…高청약률 단지 늘어
6월 3.6만 가구 분양…서울·수도권 비중↑
침체일로 건설업계…'흥행 단비' 될지 관심
건설사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은 3만6000여 가구를 이번 달 신규 분양할 예정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더팩트DB |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최근 미분양 가구 수가 두 달 연속 감소한 가운데 주저 앉았던 청약률도 회복세를 띄고 있다. 이번 달 건설사들은 올 들어 가장 많은 3만6000가구를 신규 분양할 예정으로, 1년 째 웅크린 건설업황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전국에서 분양될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3만6095가구다. 이는 올 상반기 최대 물량이자 연초에 나온 6월 분양 예정 물량(2만7000여 가구)보다 9000가구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개월 간 분양 일정을 대거 미뤘던 10대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이 집중될 전망이다. 부동산인포 자료를 보면 10대 대형 건설사들의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19개 현장, 1만 9159가구(일반분양 1만 3725가구)에 달한다. 이는 작년 동기간 10대 건설사 분양 물량(일반분양 5973가구)보다 2배 이상 많다.
분양 예정단지의 58%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침체된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지역 신규 단지에서 분양 결과가 나쁘지 않았던 데다 '서울 청약불패' 움직임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청약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디그니티'(GS건설 시공)는 1·2순위 평균 경쟁률이 198대 1, 최고 경쟁률은 356대 1로 세 자릿수였다. 또 지난달 서울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두산건설)은 1순위 청약에선 121가구 일반분양에 총 9550명이 몰려 평균 7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들에서 높은 경쟁률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 광명자이더샵포레나(GS건설·포스코이앤씨·한화 건설부문)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0억 원을 넘었지만 1순위 청약에서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후분양 물량(내년 4월 입주)인 경기 용인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DL이앤씨) 전용 84㎡는 평균 분양가가 11억 원을 상회했지만 1순위 787가구 모집에 3015명이 청약했다. 또 미계약 물량이 남았던 인덕원자이SK뷰(GS건설·SK에코플랜트) 59㎡B와 74㎡A·B·C 잔여 물량도 모두 소진됐다.
대형 시공사들의 서울 정비사업지 분양 물량이 이번 달에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더팩트DB |
이달 서울에선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정비사업지 분양 물량이 주를 이룬다.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총 1265가구) △동대문구 청량리7구역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761가구) △자양1재정비촉진지구 구의역롯데캐슬이스트폴(1063가구) △상도11구역 재개발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771가구) △신림3구역 재개발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571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수도권에선 공공택지 위주 분양이 대기 중이다. △시흥시 은행동 시흥롯데캐슬시그니처(2133가구), 평택시 장당동 지제역반도체밸리제일풍경채(1152가구), 파주시 목동동 운정자이시그니처(988가구) 등이다.
다만 굵직한 입주 물량도 대거 쏟아지는 점과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고 분양가와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한 점 등으로 분양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입지 등에 따른 청약률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직방 집계를 보면 6월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은 총 3만1417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월보다 45%, 작년 동기보다 2배 가량 많다. 특히 1000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가 11곳으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고 대부분 수도권에 입주가 집중돼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청약수요는 일부 유망 지역과 단지에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분양가와 브랜드, 단지 규모 등을 고려한 선별청약이 두드러져 전반적인 청약시장 분위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앞으로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대봤다.
k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