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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③] 압수수색 악재 해소 멀었다…초록뱀컴퍼니 주가 악화일로
입력: 2023.05.31 12:00 / 수정: 2023.05.31 12:12

초록뱀컴퍼니 주가 400원대 지속…액면가 500원 하회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인 초록뱀컴퍼니는 빗썸의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시장의 눈총을 받고 있다. /초록뱀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 뉴시스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인 초록뱀컴퍼니는 빗썸의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시장의 눈총을 받고 있다. /초록뱀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 뉴시스

동전주란 주당 가격이 1000원을 넘지 않는 값싼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현시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0여 개의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개 이상이 동전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전주는 주가가 낮을 대로 낮기 때문에 통상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쉽게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동전주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가 해소되거나 강력한 테마주가 되는 경우 급등세를 연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높인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커 투자에 유의할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 동전주는 값이 싸서 비교적 접근성도 높고 적은 돈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어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잦다.

'대박'과 '쪽박', 이름에 걸맞게 동전의 앞뒷면을 지닌 동전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종목부터 미래 성장 가능성을 띈 종목까지, <더팩트>는 현시점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최근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엔터테인먼트 기업 초록뱀미디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따라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인 초록뱀컴퍼니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한층 고조되는 추이다.

빗썸의 실소유주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이달 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초록뱀미디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초록뱀미디어가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씨의 이른바 '돈줄' 역할을 하면서 회사 자금 횡령과 주가 조작 등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원영식 초록뱀 그룹 회장은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와 빗썸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에 1000억 원 넘게 투자해 이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원영식 회장은 무자본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상징적인 인물로 칭해져 왔다. 원 회장은 이른바 '연예기획사 대부'로 변신한 뒤 초창기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온 걸로 유명하다. 배우 박민영, 가수 이선희 등이 속한 후크엔터테인먼트도 초록뱀미디어의 자회사다.

초록뱀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는 오션인더블유가 있다. 오션인더블유는 원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지만, 지분은 아들인 원성준 씨가 51.00%, 원 회장이 31.90%를 보유하고 있다. 오션인더블유는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초록뱀컴퍼니(지분율 22.94%)를 통해 상장사 초록뱀미디어를 포함해 34개사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초록뱀컴퍼니 주가는 최근 4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더팩트 DB
초록뱀컴퍼니 주가는 최근 4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말 기준 초록뱀컴퍼니가 보유한 초록뱀미디어의 지분율은 발행주식총수의 29.82%다. 초록뱀컴퍼니는 지난해 초록뱀미디어를 비롯한 연결 대상 자회사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초록뱀컴퍼니는 지난 2021년 연결기준 매출 561억5945만 원, 영업적자 16억5890만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2147억1605만 원, 영업이익 51억2161만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도리어 종속회사로 인해 초록뱀컴퍼니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초록뱀컴퍼니의 주가는 현재 액면가(500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2015년 9월 25일 8695원을 호가하던 초록뱀컴퍼니는 최근 400원대까지 추락했다. 초록뱀미디어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9일에는 전 거래일(452원) 대비 11.50%(52원) 추락한 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01년 8월 2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증권시장에 발을 들인 이래 최저가를 경신했다.

초록뱀컴퍼니는 주식의 회전율을 나타내는 상장주식수(1억1865만1430주‧이하 30일 기준) 대비 거래량(28만1303주)도 0.0023%로 매우 적다. 이달 24일에는 거래량이 15만9245주에 그치기도 했다. 거래량이 낮은 종목은 주가의 움직임과 지속성이 둔해져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 매도 시에도 매수자를 찾을 수 없어 손해를 보고 거래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의미다.

초록뱀컴퍼니는 유동비율 또한 61.03%에 그친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부채를 현재 사용 가능한 자산으로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유동비율이 150% 이상이면 안정적, 50% 이하면 위험한 회사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뒤처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서 초록뱀컴퍼니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부동산을 한화갤러리아에 매각한 것이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탤지도 미지수다. 초록뱀컴퍼니는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4월 19일 895억 원에 신사동 664-12, 13번지 총 2필지, 건축물 2동(토지면적 1078.10㎡, 건축물 2동 2912.42㎡)을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15일 거래를 마무리 지은 상태다.

현재 초록뱀컴퍼니 측에서는 그렇다 할 답변을 삼가는 상태다. 다만 초록뱀컴퍼니의 실적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초록뱀미디어 측 관계자는 "올해 초록뱀미디어는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드라마 제작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에이터 얼라이언스를 통해서는 3편가량의 작품을 더 선보일 것"이라며 매출 증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초록뱀미디어 관계자는 "초록뱀미디어 종속 초록뱀이앤엠에서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는 말을 보탰다. 초록뱀이앤엠은 지난해 6월 초록뱀푸드팜과 합병해 외식 브랜드 '세상의모든아침', '사대부집곳간', '후라이드참잘하는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외식 수요 증가에 따라, 더 큰 폭의 매출 증가도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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