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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잘 나가는데…이탈리아 스포츠카 마세라티 판매 저조한 이유
입력: 2023.05.25 17:24 / 수정: 2023.05.25 17:24

높은 가격·비싼 수리비…국내 소비자 독일차 선호
신차 없는 브랜드 인식…그레칼레로 반등 모색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국내서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공개된 마세라티 MC20. /남용희 기자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국내서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공개된 마세라티 MC20. /남용희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국내 판매 실적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신차 출시가 현저히 적고 중고차 가격 방어가 어렵다는 점 등에서 경쟁사 대비 상품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이다. 최근 출시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의 흥행이 브랜드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 2018년 26만705대에서 지난해 28만3000대로 5년새 7.8% 증가했다. 판매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전년 동기대비 0.8% 늘었다.

이처럼 수입차 시장이 꾸준히 늘어나는데도 마세라티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마세라티는 지난 2018년 1660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는 554대를 판매, 5년간 66% 가까이 판매량이 줄었다. 반면 경쟁사인 포르쉐는 같은기간 4285대에서 8963대로 두배 가까이 판매가 늘었고, 람보르기니는 11대에서 403대로 판매가 껑충 뛰었다.

마세라티는 올해 들어서도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 대수는 총 45대로 포르쉐(1146대) 등 경쟁 브랜드 대비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처럼 마세라티의 부진은 신차 도입이 늦어진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마세라티가 국내에서 판매한 모델은 기블리·콰트로포르테·르반떼·MC20 등 4가지 차종이었는데 모두 구형이었다.

이 중 세단인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는 2013년 출시 이후 10년간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없는 상태이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르반떼도 2016년 출시 이후 외관이 그대로다.

포르쉐와 마세라티의 지난 5년간 판매량 비교 그래프. /KAIDA
포르쉐와 마세라티의 지난 5년간 판매량 비교 그래프. /KAIDA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특성상 가격이 비싸고 수리비도 비싸다. 특히, 그란투리스모나 5세대 콰트로포르테는 대부분의 부품을 페라리와 공유한다. 부품값이 공임비를 뛰어넘는 경우도 많다.

이렇다보니 중고차 가격 감가상각도 매우 심하다. 신차 가격이 1억1800만 원인 마세라티 기블리 디젤은 주행거리 5만km 기준 4000만~60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2년 9월식 주행거리 2000km의 신차급 르반떼는 900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차 가격은 1억5000만 원에 육박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수입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저렴한 독3사(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면서 "마세라티는 신차 기준으로 가격이 최소 1억 원에 2~3억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은데 이 돈이면 독일 브랜드 기함급 차량이나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등 경쟁차종을 사는게 가성비가 더 좋고, 유지 측면에서도 수리비가 낮아 (마세라티보다)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마세라티는 올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의 판매가 브랜드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레칼레는 지난 4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으며 상반기 초도 물량(200대) 완판이 예상된다. 그레칼레가 올해 400대 판매를 달성할 경우, 마세라티의 판매량은 연간 1000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마세라티 뿐만 아니라 어느 자동차 브랜드라도 신차 효과가 없다면 판매의 연속성을 가져가기 어렵다"면서 "마세라티가 스포츠카다보니 상대적으로 편의장비와 연비 측면에서 불리해 막상 운전했을 때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부분들을 개선한 신차를 출시한다면 (판매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마세라티는 지프, 크라이슬러 등을 판매하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로, 국내에선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FMK가 공식 판매 사업자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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