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나 호스로 물 뿌리면 쉽게 떨어뜨릴 수 있어"
최근 한강 인근에서 대형 하루살이인 동양하루살이가 떼 지어 출몰하면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남양주시 |
[더팩트|문수연 기자] 최근 한강 인근에서 대형 하루살이인 동양하루살이가 떼 지어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편함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유충 서식지인 한강 유역이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방역 소독 등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경기장에 동양하루살이가 떼 지어 출몰하면서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야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튿날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의 경기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동양하루살이가 잠실구장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몰려들었으며, 일부 관중들은 하루살이 떼를 피해 달아나기도 했다.
최근 한강 인근 지역인 서울시 강동구·광진구·송파구·성동구와 경기도 양평, 남양주, 하남 등에 동양하루살이 떼가 출몰하면서 시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누리꾼들도 "잠실 벌레 이게 맞아? 뒤로 대피했다가 결국 집 가는 중"(vigi****), "아 진짜 심각해요. 잠실에서 동양하루살이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죠?"*0iru****), "저 하루살이 떼 혐오감이 상상을 초월하던데. 정말 놀랐음"(LU1****)', "잠실 너무 심각함. 하루살이가 관중석으로 몇백마리씩 뚝뚝 떨어져요"(twin****) 등 불편함을 드러냈다.
동양하루살이는 보통 성충이 되는 5월 중하순부터 활동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져 출몰 시기가 빨라졌다.
동양하루살이는 하루살이목에 속하며, 알→약충→아성충→성충으로 변태한다. 성충은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거나 동식물에 전염병을 옮기지 않지만 사람에게 달려들어 불편함을 초래한다. 우화시기는 4월말에서 10월 중순이며, 6월에 최고조에 달한다. 성충은 대게 단명하는데, 일체 먹이를 먹지 않으며 물만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충의 몸길이는 약 10~20㎜, 날개편길이는 50㎜로, 산지나 평지의 수변에서 관찰되는데, 이른 밤부터 등불로 찾아오며, 셀 수 없이 많은 개체가 전등에 모여들기도 한다.
다만 유충 서식지인 한강 유역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살충제 살포 등 방역 소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방역 강화에 나섰다. 서울 광진구는 관내 주택가와 공원 등에 살충기 44대를 추가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서울 성동구도 이달부터 9월까지 한강 산책로 등에 해충퇴치기 353대를 가동하고 한강 접경 지역 풀숲 등 동양하루살이 휴식처에 방역 소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3일 회의를 열고 성동·광진·송파구 등 관련 자치구들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양주시는 지난 4월 동양하루살이 주요 출몰 지점에 끈끈이 보드와 포충기 등을 설치했으며,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제 활동을 위해 지난해 11월 고려대학교, 세스코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각 기관은 동양하루살이의 습성과 출몰 원인 분석, 생태학적 연구를 통해 방제 기법을 발굴하고 첨단 방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방제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해충방제·방역소독 업체인 세스코 관계자는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포획시점, 포획마리수, 빛 종류와 시간대 등에 따른 변화 등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발생 원인과 처방을 찾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세분화해 해충 발생을 예측하고, 예방 또는 포획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원래는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를 지수화해 고객에게 리포트하고 있으나, 이번 동양하루살이 데이터는 연구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충이 물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살충제를 이용한 방제가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아성충 단계에서 머무르는 물가 근처 수풀을 제거해 개체수를 감소시키거나 성충 단계에서 살충등으로 유인해 물리적으로 개체수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법에 대해서는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붙었을 경우 스프레이나 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리면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