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이슈에도 매출 타격 없어
공식 팬카페, 응원글 쏟아져
배우 유아인이 지난 3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건물을 나서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이중삼 기자] "배우 유아인과 계약 해지 건은 종합 검토 중이다."
무신사가 유아인과 손절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찰청이 지난 19일 마약 투약 혐의(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졸피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여전히 '계약 해지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유아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던 네파도 구속영장 신청이 되기 전까지는 여러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다. 무신사의 행보에 업계의 시각은 큰 틀에서 엇갈린다. 한 쪽은 '유아인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쪽은 '결국 쌓아올린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23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무신사가 유아인을 손절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놨다. 먼저 무신사의 행보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아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누렸다. 특히 무신사의 핵심인 무신사 스탠다드 홍보효과를 톡톡히 거둔 만큼 결과를 끝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유아인의 마약 상습투약 혐의에 따른 수사가 공식 완결되지 않았다. 무신사가 모델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워낙 사안이 심각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영향력이 높은 인물인 만큼 무신사가 적법하고 책임 있는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아인 이슈가 매출에 큰 영향이 없어 빠른 대처에 나서지 않는다는 업계 관계자 목소리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매출은 유아인 이슈가 터진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에 큰 영향이 있었다면 빠른 손절을 했을 것이다"며 "또 "무신사도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지만 계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은 결국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신사 매출은 2021년 4612억 원에서 지난해 7083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더팩트 DB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 매출은 △4612억 원(2021년) △7083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583억 원(2021년) △31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무신사 측은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로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스토어 등 신규 서비스 구축을 위해 한 초기 투자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무신사가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선제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올해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신규 사업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안정된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브랜드 투자 전략을 확장하고 입점 브랜드사의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아인이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신사가 받게 될 피해는 극히 적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인지부조화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해 생각하는 것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유아인 마약 혐의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질타를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유아인을 비난하기보단 연예계의 힘든 상황과 고독함으로 이해해 오히려 응원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MZ세대 10명 중 6명이 무신사를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며 "유아인 때문에 무신사 자체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유아인 공식 팬카페 '아이니스'에는 '유아인 응원합니다', '유아인 힘내라', '힘들겠지만 이겨내세요' 등의 응원과 지지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무신사는 2021년 유아인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지난해에는 가상인간 '무아인'을 선보일 정도로 적극 마케팅을 이어왔는데 현재는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SNS 채널에서 유아인을 찾아볼 수 없다.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자 발 빠른 조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종결론이 나오면 그때 계약 해지 등을 종합 검토하겠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