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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실적·자산 추락에도 먹거리 발굴·사업다각화 '제자리 걸음'
입력: 2023.05.22 15:17 / 수정: 2023.05.22 15:17

부영 실적 3년째 급락···재계순 17위→22위
사업 다각화 대신 이중근 회장 초고액 배당
업계 ESG·신규 매출원 확보 행보와 상반


이중근 회장(작은사진)이 이끄는 부영그룹이 실적과 자산총액 급감에도 불구하고 초고액 배당을 이어가는 한편 신규 매출원 발굴에 나서지 않고 있다. /권한일 기자·더팩트 DB
이중근 회장(작은사진)이 이끄는 부영그룹이 실적과 자산총액 급감에도 불구하고 초고액 배당을 이어가는 한편 신규 매출원 발굴에 나서지 않고 있다. /권한일 기자·더팩트 DB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부영그룹의 실적과 자산총액 등이 최근 3년 간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회사는 신성장 활로 모색 대신 40년째 이어온 주택 건설과 임대 위주 사업 방식을 고집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영그룹 핵심 계열사인 부영과 부영주택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년째 큰 폭으로 내려앉고 있다. 지주사인 ㈜부영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6625억 원으로 2년 만에 73.37%(1조8251억 원) 급감했다. 또 영업손실(1424억 원)과 당기순손실(1075억 원)이 발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부영주택의 작년 매출은 5564억 원으로 2년 전보다 77.3%(1조8994억 원) 쪼그라들었다. 동기간 영업손실 1615억 원과 당기순손실 1147억 원이 발생하는 등 2년 만에 실적이 가파르게 줄었다.

급격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지난해에 경영 상황이 악화됐지만 부영그룹의 실적 하락은 이보다 1년여 앞선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또 비슷한 규모의 대형 건설사들과 달리 부영은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한 이렇다 할 투자가 없었다.

최근 대다수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망을 다각화하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있지만 상장사가 전무한 부영은 이중근 회장을 정점으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공고히 다지면서 초고액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실적이 곤두박질친 지난 2년간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312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배당액이다.

부영이 보유한 1조 원이 넘는 미처분 잉여금과 천문학적인 오너 배당금을 둘러싸고 업계 안팎에선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건설경기 냉각 속에서도 신규 사업 확장 움직임조차 없는 부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더팩트>에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내외 분위기상 신사업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부영은 오너는 물론 임원 대부분이 외부 노출을 꺼리고 업계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이같은 보수적인 경영은 회사의 중장기적인 발전과 임직원 전체에는 결코 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부영은 지난 1983년 창립 후 주택건설·임대·토건 사업 위주의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08년 제주 부영CC 개장을 시작으로 2016년 천원종합개발(안성 마에스트로 CC) 인수와 호원(제주 더클래식 CC) 인수 등 레저사업에 나섰지만 이후 별다른 신규 사업 투자는 없었다.

현재 무주덕유산리조트와 오투리조트, 천원종합개발, 더클래식CC 등 레저 부문 계열사와 부영환경산업(토양정화), 부영유통(도매·상품중개) 등 종속기업 지분을 거의 100% 보유 중이다. 다만 이 기업들의 합산 실적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2%(2022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10년 가까이 신사업 투자가 없었던 데다 건설경기 침체와 레저사업 부진 등이 겹치면서 최근 부영그룹의 자산 총액은 큰 폭으로 줄었고 재계 순위도 하락세다. 올해 부영그룹의 재계 순위와 자산총액(공정위 집계기준)은 22위, 21조1070억 원이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17위, 23조3210억 원)보다 5계단, 2조2140억 원 감소한 수치다.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 회장이 201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DB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 회장이 201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DB

업계에선 회사 지분의 절대적인 비중인 93.79%를 가진 이중근 회장이 현재 취업 제한에 묶여 있는 점이 신사업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그가 수년간 천문학적인 액수의 배당금을 수령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회사의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오너 일가의 현금성 자산 확보와 2세 승계 등을 위한 제반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해 부영그룹 관계자는 "임대사업과 분양, 레저 사업 위주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고 추가 신사업 발굴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사항은 없다"면서 "다만 오너 기업으로써 이중근 회장이 취업 제한에 걸려 있어 각종 의사 결정이 다소 지연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 2018년, 430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2020년 10월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듬해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지만 5년 취업제한에 묶였다.

그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에서도 제외되면서 아직 경영 일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다만 창업자이자 여전히 절대적인 소유 지분을 통해 그룹 오너로써 실권을 쥐고 있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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