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FOMC서 0.25%포인트 금리인상…16년 만에 최고
성명문에서 추가 긴축정책 종료 시사
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Fed 유튜브 갈무리 |
[더팩트│황원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25bp(0.25% 포인트, 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렸다. 최근 은행권 위기에도 인플레이션 대응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지게 됐다. 다만, Fed는 이번 베이비스텝을 끝으로 금리 인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암시했다.
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가 됐다. 미 금리가 5%를 넘어서게 된 것은 금융위기 이전이었던 지난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미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된 뒤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이는 Fed가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긴축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도 1.75%포인트로 벌어져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우게 됐다. 그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1.50%포인트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Fed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지난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Fed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93.2%에 달했다. 동결은 6.8%에 불과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퍼스트리퍼블릭 뱅크런 등으로 고조된 금융불안에도 Fed가 결국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물가는 지난해 6월 9.1%를 찍은 이후 점차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Fed의 목표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0%를 기록했다. Fed는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Fed는 금융기관 불안에 대해서도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며 은행 시스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Fed은 추후 정책 방향에서 긴축 중단을 시사했다. Fed 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통화정책의 누적적인 긴축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금융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Fed는 지난 3월 FOMC 성명에서 밝힌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이 적절할 수 있다고 본다"는 문구를 이번에는 삭제했다. 5월 금리 인상을 끝으로 추가 인상을 멈춘 후 긴축 여파를 살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번 FOMC 관심사 역시 Fed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느냐였다. 시장은 Fed가 베이비스텝 이후 한동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단호히 못박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예측이 옳다면 금리인하는 적절절치 않다"고 밝혔다. 또한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노동 시장 상황이 좀 더 약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