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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초코우유' 푸르밀, 대형마트·편의점서 제품 실종…문제는 '신뢰'
입력: 2023.04.21 12:14 / 수정: 2023.04.21 12:29

업계 "푸르밀 신뢰 바닥 수준"

가나 초코우유로 잘 알려진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의 제품들이 대형마트에서 실종됐다. 왼쪽 작은 사진은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더팩트 DB
가나 초코우유로 잘 알려진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의 제품들이 대형마트에서 실종됐다. 왼쪽 작은 사진은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검은콩 우유·가나 초코우유·비피더스로 잘 알려진 범롯데가(家)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의 제품이 대형마트·편의점에서 실종됐다. 21일 <더팩트> 취재진이 국내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와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에서 푸르밀 제품 취급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마트24를 뺀 모든 기업에서 푸르밀과 인연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푸르밀이 사전 예고도 없이 사업종료를 발표하면서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푸르밀은 손바닥 뒤집듯 사업종료 선언과 철회를 반복했다. 회사 경영난으로 지난해 10월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히며 300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수많은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됐고 이로 인해 '갑질 폐업'이라는 논란도 불거졌다.

실제 푸르밀은 회사 경영난을 겪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은 △1877억 원(2020년) △1799억 원(2021년) △1590억 원(2022년)으로 매년 급전직하했다. 영업손실도 △-113억 원(2020년) △-123억 원(2021년) △-206억 원(2022년)을 기록했는데 특히 1년 만에 -8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시 푸르밀은 "매출이 연속해서 줄면서 적자가 쌓여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대책을 찾아봤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해 사업을 부득이하게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주 뒤 돌연 사업종료를 철회하고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푸르밀 노동조합·협력업체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푸르밀이 부당해고를 하려한다며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푸르밀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극적 협의가 이뤄지면서 직원 수 30%를 줄이고 사업종료를 철회하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당시 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사업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겠다"며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푸르밀은 영업 정상화를 위한 경영 비전도 제시했다. 핵심은 판매 제품군을 매출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신동환 대표는 "매출 규모는 이전의 50% 수준으로 낮아질지 몰라도 이익이 나는 품목의 선별 운영과 OEM 유치를 통해 현재 구조에서 이익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비전 절실, 업계·소비자 신뢰 회복 방안

현재 푸르밀 제품들은 이마트24를 포함해 지역 중·소형 슈퍼마켓과 온라인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뉴시스
현재 푸르밀 제품들은 이마트24를 포함해 지역 중·소형 슈퍼마켓과 온라인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뉴시스

영업 정상화에 나섰지만 갈 길이 멀다.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는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지역 중·소형 슈퍼마켓과 온라인에서만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당시 푸르밀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게 더 이상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대형마트에서는 푸르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지 오래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가나초코우유 등 푸르밀 제품에 대해 취급 중단한 상태다. 당시 푸르밀이 독단해서 사업종료를 하는 바람에 대체협력사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지금은 다른 협력사와 파트너를 맺었다. 편의점업계 내 푸르밀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푸르밀이 업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담보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푸르밀 사태 이후 지배구조가 변화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너를 비롯한 임원들이 그대로 있다면 언제든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특히 앞으로의 경영 비전이 소비자와 업계 차원에서 설득이 돼야 할 것이다. 확실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느리지만 점차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푸르밀이 앞으로 대형마트·편의점·소비자들과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답변은 듣지 못했다.

한편 푸르밀은 1987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기업이다. 2007년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그룹에서 분사하면서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가 2018년 대표로 취임 후 회사를 이끌고 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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