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김지원 대표 경영능력 의구심 ↑
지난해 영업손실 211억 원…ESG 종합등급 'C'
한세엠케이가 지난해 영업손실 21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더팩트 DB·한세엠케이 |
[더팩트|이중삼 기자] 한세엠케이를 이끌고 있는 오너 2세 김지원 대표가 또 적자의 쓴 맛을 보면서 오너 리더십의 적신호가 켜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 미래 경쟁력의 척도가 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에서도 매년 낙제점을 받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한세예스24그룹 패션 부문 계열사다. 한세예스24그룹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 대표가 2019년 수장에 오른 뒤 본격 패션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김지원 대표는 이화여대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외식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 예스24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2017년 상무 직함을 달고 한세엠케이에 합류했다. 2019년 말에는 대표자리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을 이뤘다.
김지원 대표는 초고속 승진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대표로 오른 뒤 단 한 차례도 경영능력을 보여주지 못해서다. 실적은 매년 곤두박질쳤고 ESG평가에서도 잇달아 낮은 등급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엠케이의 매출은 연결 기준 △3074억 원(2019년) △2202억 원(2020년) △2076억 원(2021년) △2714억 원(2022년)이었다. 영업손실은 △-238억 원(2019년) △-188억 원(2020년) △-120억 원(2021년) △-211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겉으로 언 뜻 보면 지난해 매출이 638억 원 늘면서 회사 실적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영업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점, 특히 당기순손실이 △-230억 원(2020년) △-309억 원(2021년) △-377억 원(2022년)을 기록한 만큼 사실상 회사 덩치만 커졌지 실속은 챙기지 못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7월 한세예스24그룹은 한세엠케이의 실적 개선 효과를 위해 비상장계열사 한세드림과의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한세드림은 △리바이스 키즈 △모이몰른 등 유아동복 전문기업으로 당시 흑자를 내고 있었던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효과는커녕 영업손실만 더 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공시 내용은 합병으로 인한 보수적인 결산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한세엠케이가 한세드림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한세드림이 비상장계열사인 만큼 사업 내 다양한 부문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가치책정이 되고 이 내용이 결산에 반영됐다"며 "한세엠케이와 산하 브랜드는 지난해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추세다. 이번 공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사업 측면에서 많은 환경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 ESG등급,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 '취약군'
한세엠케이는 지속가능경영 여부를 진단하는 ESG평가에서도 낮은 등급을 받았다. /한세엠케이 |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살펴볼 수 있는 ESG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ESG등급이 중요한 이유는 지속가능경영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유치에서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환경은 C등급, 사회는 B등급, 지배구조는 C등급으로 최종 통합등급 C로 평가됐다. ESG등급은 S부터 D까지 7단계로 나뉘는데 B+ 이상은 '양호군', B 이하로는 '취약군'에 속한다. 한세엠케이는 모든 평가 부문에서 취약군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ESG기준원에서 밝힌 C등급의 의미는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큼'이다. 2020년에는 환경 C등급, 사회 C등급, 지배구조 B등급으로 통합등급 C등급을, 2021년에는 환경 D등급, 사회 C등급, 지배구조 B+등급으로 최종 C등급을 받았다.
한세엠케이는 ESG등급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 "한세드림과의 합병 등 이슈와 외부요인 변화로 다양한 항목으로 평가되는 ESG등급 충족에 미치지 못했다"며 "다만 FSC인증 상품 박스 활용 등 친환경 포장 확대, 리사이클 소재 활용과 각 브랜드별로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실 김지원 대표는 경영 혁신을 불러일으킨 인물로 평가받았었다. 패션업계 최초로 '무선 전자 태그'(RFID) 시스템을 유통 부문에 도입하고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 구축, 당일 의류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혁신 경영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RFID는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반도체 칩이 내장된 태그와 라벨 등 저장된 데이터를 비접촉으로 읽어내는 인식시스템이다. 이는 신속하고 정확한 재고관리로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RTLS는 매장 내 상품 위치를 비롯한 전체 물류 동선을 중앙의 본사에서 실시간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선택한 상품이 계산하는 곳까지 모든 과정을 읽고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김지원 대표는 2019년 취임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제는 경영능력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마저도 김지원 대표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한세엠케이 주식을 보유한 한 소액주주는 "회사 운영을 계속해서 적자로 운영할거면 자진해서 상장폐지하고 오빠들 밑에서 배우고 구멍가게부터 다시 시작하길 바란다"며 김지원 대표를 맹비난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오빠들은 잘 나가는데 본인은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대표를 계속하고 싶으면 의지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브랜드별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ESG경영을 강화하며 친환경 소재의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출시하고 FSC 인증박스와 리유저블 쇼핑백 등 가치 소비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며 "또 매장 확대와 함께 브랜드별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체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는 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펼쳐나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한세엠케이는 대표 체제가 3인 각자대표(김동녕·김지원·임동환)구조로 돼 있다. 김동녕 대표는 그룹 회장이며 김지원 대표는 김 회장의 2남 1녀 중 막내딸이다. 큰오빠 김석환 예스24 대표는 출판과 지주사업을, 작은오빠 김익환은 한세실업 대표로 의류 OEM(주문자위탁생산)과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을 맡고 있다. 임동환 대표는 한세드림 대표였다가 한세엠케이 대표로 선임됐다. 캐주얼의류 회사인 한세엠케이는 △NBA △NBA 키즈 △PGA TOUR △LPGA GOLF WRAR △버커루 △플레이키즈-프로 △컬리수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j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