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퍼스트리퍼블릭·CS 등 공매도 나서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기점으로 은행들이 위기에 몰린 시기에 헤지펀드들은 은행들 주식을 공매도해 72억 달러(한화 9조4700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뉴시스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지난달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기점으로 은행들이 위기에 몰린 시기에 헤지펀드들은 은행들 주식을 공매도해 72억 달러(한화 9조4700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이를 판 뒤 나중에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되사 갚는 형태의 방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 5일 데이터 집계업체 오르텍스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오르텍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SVB 공매도로 약 1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또한 SVB와 시그니처 은행이 붕괴된 뒤 다음 붕괴 주자로 거론되며 지난달 주가가 89% 폭락한 캘리포니아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 공매도를 통해 8억4800만 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미국 은행 뿐 아니라 유럽에도 은행 위기가 확산되자 스위스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 주식에도 공매도에 나서 6억8400만 달러를 벌었다. CS는 지난달 주가가 71% 폭락했다.
헤지펀드들은 위기에 처한 미국과 유럽 은행 주식에 대한 공매도로 한 달 새 72억 달러에 이르는 액수를 벌었다.
오르텍스 공동 창업자 피터 힐버그는 "지난 3월은 2008년 금융권 붕괴 이후 은행부문 공매도로는 가장 순익이 높았던 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주식시장이 붕괴했던 2020년 3월에도 은행주들이 폭락했으나 당시에는 헤지펀드들도 감히 공매도 엄두를 내지 못해 공매도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지금보다 적었다"고 분석했다.
아고너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배리 노리스는 CS와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공매도로 높은 순익을 냈다며 자신이 운용 중인 아고너앱솔루트리턴 펀드가 6%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런던 마셜웨이스는 독일 도이체방크 지분 0.7%를 공매도해 약 4000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