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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바닥 찍었나…"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 '솔솔'"
입력: 2023.04.03 15:42 / 수정: 2023.04.03 15:42

삼성전자·SK하이닉스, 1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수조 원 예상
하반기 생성형 AI 등 고성능 반도체 위주로 수요 개선 전망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악의 불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악'의 불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삼성전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반도체 업계가 IT업계 전반의 수요 감소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1분기 수조 원 단위의 분기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감산 조치와 오픈AI의 '챗GPT'발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 달 28일(현지시각) 2023 회계연도 2분기(12~2월) 23억1000만 달러(약 3조38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이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2%나 쪼그라든 36억900만 달러(약 4조8541억 원)에 그쳤다.

마이크론은 최악의 성적표에도 오히려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 '진짜 최악'을 지났다는 평가에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부터 혹독한 불황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IT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당초 예상 대비 33%나 급감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예측 범위 내에서 2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며 "재고가 개선되고 있으며, 업계의 수요·공급 균형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의 마이크론은 통상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업계의 성적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내내 이어어진 메모리 반도체 불황에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이달 말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내내 이어어진 메모리 반도체 불황에 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내내 이어진 반도체 업계의 수요 감소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1조502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14조1200억 원 대비 거의 90%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수조 원 단위의 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700억 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95% 줄어든 금액이다.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1분기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만 3조486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560억 달러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는 여전히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주요 수요기업들의 재고 조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하반기 반등을 시작해 약 620억 달러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상반기 보릿고개를 지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버티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온 삼성전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달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1990년대 반도체 구조조정과 2010년대 시장 부진 속에서 과감한 기술혁신과 투자로 업계를 주도하며 극복했다"며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 장기적 계획과 철저한 준비로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가 출시되고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등의 신사업이 있어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인위적인 감산 조치를 취해 온 SK하이닉스는 "추가적인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 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재고조정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영업 전선에서는 매우 전형적인 경영환경이 지속 중이다"며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 축소 때문에 공급량 조절 효과가 가시화되고 고객의 재고도 점차 소진되고 있어 점점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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