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쌍용C&E·케이카 등 '눈총'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기업들은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한앤컴퍼니를 진두지휘하는 한상원 대표. /임영무 기자 |
[더팩트|윤정원 기자] 분기배당에 나서는 종목 중 상당수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기업으로 파악됐다. 한앤컴퍼니는 작년 기준으로 분기배당 기업의 배당금으로만 수천억 원을 챙겼다. 시장에서는 분기배당에 나서는 것이 주주환원책의 일환이 아닌 최대주주 배불리기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은 손에 꼽는다. 2022년 기준 분기배당에 나선 종목은 우선주를 포함해 총 17개 종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시가총액 순(27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370조7235억 원) △SK하이닉스(62조2442억 원) △삼성전자우(43조1193억 원) △POSCO홀딩스(28조776억 원) △KB금융(19조955억 원) △신한지주(17조7312억 원) △SK텔레콤(10조5915억 원) △CJ제일제당(4조7345억 원) △한온시스템(4조4839억 원) △쌍용C&E(2조9325억 원) △씨젠(1조3187억 원) △한샘(1조1555억) △케이카(5833억 원) △아이마켓코리아(3343억 원) △CJ제일제당우(1998억 원) △효성ITX(1522억 원) △삼양옵틱스(1103억 원) 등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17개 종목 가운데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 3군데에 이른다는 점이다. 한앤컴퍼니가 운용하는 한앤코오토홀딩스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015년 6월 비스테온으로부터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각각 50.50%, 19.49% 인수했다. 같은 해 7월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사명을 한온시스템으로 변경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한온시스템은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 연 단위 배당을 분기배당으로 전환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 2021년에는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기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당시 한온시스템의 배당성향은 62.27%로, 코스피 평균(35.41%)을 크게 웃돌았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4월에는 쌍용양회, 지금의 쌍용C&E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당시 한앤컴퍼니의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양회 지분 46.14%를 약 8837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유상증자와 구주 매입 등에 총 1조4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지분을 확대했다. 현재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지분율은 77.68%다. 쌍용C&E가 배당을 시작한 것도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에 오른 2016년부터다. 쌍용C&E도 2017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쌍용C&E의 지난 4년간 배당성향은 △2018년 127.8% △2019년 161.9% △2020년 160.4% △2021년 118.8% 등이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벌어들이는 순이익보다 지급되는 배당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한앤컴퍼니(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는 2018년 12월 SK로부터 SK엔카 직영사업부를 인수했다. CJ그룹의 렌터카 자회사 조이렌터카 지분까지 추가로 매입한 뒤 케이카를 출범시켰다. 케이카는 2021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PEF 운용사가 이끄는 기업이 IPO에 성공한 손꼽히는 사례가 됐다. 한앤컴퍼니가 지분 72.02%를 보유한 케이카는 지난해 1분기부터 매분기 91억 원씩을 배당했다. 현재 보유 지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지난해 기준 한앤컴퍼니가 세 기업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지급 예정 배당금 포함)은 2950억 원(한온시스템 970억 원·쌍용C&E 1717억 원·케이카 263억 원)에 이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과 케이카는 실적 난항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케이카) IPO 성공으로 회수한 투자금에 더해 배당으로 얻는 추가 수익은 한앤컴퍼니 측에는 쏠쏠한 주머니가 될 테지만 기업가치 향상 측면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찌 보면 배당주를 노리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앤컴퍼니의 M&A를 쫓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첨언했다. 한편, 보유 기업 배당 기조와 관련해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답변을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