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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서 방 빼는 '터줏대감' 롯데…공백 메울 '묘수'
입력: 2023.03.23 00:00 / 수정: 2023.03.23 10:15

롯데면세점, 큰 타격 없다…시내면세점·해외사업 집중

롯데면세점이 최근 인천공항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했다. /더팩트 DB
롯데면세점이 최근 인천공항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인천국제공항(인천공항)의 '터줏대감' 롯데면세점이 방을 뺀다. 22년 간 자리를 지켜온 롯데면세점이 최근 인천공항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고배를 마셔서다. 이 자리는 호텔신라(신라면세점)와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 나눠가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탈락으로 업계 판도가 바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롯데면세점 측은 괜찮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출 비중은 현재 9%인데 이정도로는 다른 면세점에 순위를 역전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시내면세점과 해외사업을 적극 펼쳐 인천공항 매출 공백을 채운다는 전략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조만간 인천공항 입찰 실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대기업 참여 가능 사업권인 DF1~5 중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2와 패션·부티크를 판매하는 DF3~4에는 신라·신세계면세점, 부티크만 다루는 DF5에는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각각 복수 후보로 선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신라·신세계는 과감한 베팅으로 향후 10년(기본 5년+옵션 5년)간 최소 2개 사업권을 확보했다. 반면 DF1·2·5 등 3구역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던 롯데면세점은 후보에서 탈락했다. 신라·신세계에 비해 낮은 입찰 금액을 써낸 것이 원인이다.

자세히 보면 이번 입찰에서 인두세 기준 신라면세점은 DF1 구역에 8987원, DF2에 9163원으로 가장 높은 액수를 써냈다. 이어 신세계면세점은 DF1에 8250원, DF2에 9020원의 금액을 적어냈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DF1에 6738원, DF2에 7244원을 적어내 가장 적은 금액을 써냈다. 결국 롯데면세점은 10년 간 운영권이 달렸던 입찰에서 한 구역도 따내지 못했다. 인두세는 사람 수에 맞춰 걷는 세금을 말한다. 그러나 롯데면세점 측은 면세업계 순위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출 비중은 현재 9% 수준으로 90% 이상이 시내면세점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도 코로나19 이전의 시내면세점의 비중은 80~9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천공항 면세점 자리는 큰 수익성을 보고 입찰한 것이 아닌 허브 공항에 대한 간판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며 "롯데면세점은 무리한 베팅이 향후 더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공항면세점의 적자부담이 줄어든 만큼 시내면세점과 해외사업을 더 집중할 것이다"며 "특히 내년 기존 면세사업자의 사업권이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 싱가폴 창이공항 면세점과 홍콩 책랍콕 공항면세점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면세업계 1위 타이틀을 빼앗긴다는 전망에 대해 변동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롯데면세점 측은 면세업계 1위 타이틀을 빼앗긴다는 전망에 대해 변동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업계 1위다. 순위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순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매출은 △3조1494억 원(2020년) △3조7184억 원(2021년), 신라면세점 매출은 △2조8017억 원(2020년) △3조3439억 원(2021년), 신세계는 △1조6926억 원(2020년) △2조6596억 원(2021년), 현대백화점은 △6224억 원(2020년) △ 1조5912억 원(2021년)이다.

롯데면세점이 왕좌 타이틀에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업계·전문가들의 입장은 달랐다. 시내면세점은 다이궁(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면세보따리상)에 의존도가 높아 좋은 실적을 거두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는 지난해까지 시내면세점 위주로 운영하며 다이궁에 의존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며 "실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롯데면세점의 전략안인 시내면세점과 온라인사업이 인천공항의 빈자리를 메꿀 가능성에 대해 '보장 없다'고 말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시내 면세점도 치열한 경쟁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이 우위를 차지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온라인 면세점도 경쟁 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린 방안이 없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권 탈락으로 소비자의 선호도 감소와 선택권 축소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롯데면세점이 1위지만 중국인 관광 규제가 풀렸을 때 이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개발하지 않거나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하고 있다면 이것과 연동한 킬러 상품 판매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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