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단체, 조현범 회장과 경영·이사진 사퇴 촉구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요구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속노조 등 4개 노동사회단체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구속에 대해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고 국민연금은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참여연대와 금속노조 민주노총 등 노동사회단체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사퇴 및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박지성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속노조 등 4개 노동사회단체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 구속과 대전공장 화재 등에 대해 조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과 이사진들 모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29일 열리는 한국타이어 주주총회에 적극 참가해 조 회장의 범죄사실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경영진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은 노동자들의 불만으로 뒤덮였다.
4개 노동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하청업체 납품 대가로 약 5억 원 가량을 상납받고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될 당시 한국타이어는 정도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준법·윤리경영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지만 총수 일가에 대해 내부 감시 시스템은 여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조 회장의 반복되는 범죄 행위를 막지 못한 것인지 막지 않은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아울러 "총수일가에 대해 내부감시 시스템은 이번에도 적용되지 않았기에 한국타이어 경영진은 조현범 회장의 구속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성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장은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많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이는 사고가 아니라 인재"라며 "총수일가가 주머니에 이익을 챙기기지 않고 그 돈으로 현장에 경영에 힘썻더라면 대전공장 화재 등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사회단체 측은 "조 회장은 회사돈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쓴 것에 대해 부끄러울줄 알아야 한다"며 "기업의 회장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스스로 물러날줄 도 알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4개 노동사회단체는 국민연금에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기업의 정상화를 위한 내부 감시 시스템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요구했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의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지난해 12월 한국타이어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각각 7.87%에서 8.02%, 5.00%에서 6.01%로 확대하며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일반 투자는 지배 구조·이사 해임 등에 관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서 한국타이어의 경영 활동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국민연금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조현범 회장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울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2월에도 한국타이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하고 경영 활동에 개입할 여건을 마련해 뒀으며, 이듬해 3월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끝으로 노동사회단체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질병과 산업재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와 지난해 임금협상도 끝내지 못한 상황에 총수일가가 200억 원대의 횡령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타이어지회 측은 "한국타이어 노동자 약 4500명의 임금인상 요구 금액은 총 10억 원에 불과했다"며 한국타이어는 총수일가의 곳간을 채울 돈은 있고 노동자들의 임금에 줄 돈은 없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현재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15년차까지 최저시급에 시달리고 있다"며 "15년차 노동자와 아르바이트와 임금차이가 별반 다를게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9일 횡령,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조 회장에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