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 추진 예상
아티스트 IP·IT 기술 간 시너지 발굴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확정지은 카카오가 본격적인 시너지 발굴에 나선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하이브와의 접전 끝에 SM엔터테인먼트를 품에 안으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카카오 핵심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권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일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싸고 격전을 벌이던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절차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당사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계기로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서왔다. 당시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 설명회까지 마쳤지만, 다른 카카오 계열사의 상장에 일정이 밀렸다. 다시 한번 상장을 준비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2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일을 4월 말 이후로 돌연 연기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은 가시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카카오엔터는 지난 1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부터 11조3000억 원 밸류에이션으로 1조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만큼 상장 밸류에 대한 부담이 존재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밸류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우선 해외 사업과 SM엔터테인먼트의 IT 관련 자회사 '디어유', '버블' 등의 팬 커뮤니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주도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 수석부사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지식재산권(IP) 경쟁력과 IT 기술력 뿐 아니라 서로 경쟁하며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선의의 경쟁자가 필요하다"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산업 내 파트너들과 공정한 협력과 경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며, 대한민국의 차기 수출 주력 산업으로 규모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인기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제작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스토리 부문의 강점을 가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 뮤직 부문 IP를 강화할 예정이다. /타파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미디어 △스토리 △뮤직 등 3대 사업영역을 갖추고 있다. 이 중에서 글로벌 영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부문은 웹툰과 웹소설 등 웹 콘텐츠를 앞세운 스토리 부문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1년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8월에 이를 합쳐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켜 북미 콘텐츠 전진기지로 삼아왔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통해 약점으로 꼽혀온 뮤직 부문의 대형 IP를 충원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4대 연예기획사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공개오디션과 연습생 제도 등을 도입해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의 아이돌 그룹을 키워냈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음반·음악 영상물 제작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을 상정했다.
팬 커뮤니티 역시 카카오의 IT 기술력과 SM엔터테인먼트의 IP사이의 시너지 발굴 통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디어유는 올해 초 엔씨소프트의 팬 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유니버스에 참여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가수들도 디어유에 소속됐다.
윤 연구원은 "에스엠은 해외 매출 비중이 20%가 넘는 만큼 카카오가 목표로 내세운 3년 내 해외매출 비중 30%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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