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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참석 약 6년만…4대 그룹과 거리 좁힌 전경련
입력: 2023.03.16 10:07 / 수정: 2023.03.16 10:07

4대 그룹 총수, 17일 일본 도쿄서 BRT 참석
탈퇴 후 전경련 주관 행사 참석 약 6년만
위상 회복, 4대 그룹 복귀 없이 불가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오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전경련 주관으로 열리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오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전경련 주관으로 열리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4대 그룹 총수가 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도로 열리는 한일 경제 협력 행사에 참석한다. 지난 2016년 12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약 6년 만이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체제 아래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는 전경련이 4대 그룹과의 거리를 좁힌 것을 계기로, 재가입 추진 등 추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경련은 오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함께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 1박 2일 방일 일정에 맞춰 준비됐다. 전경련은 국내 민간 단체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일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힘을 주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과 관련해 민간 영역에서 모처럼 경제 협력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1961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경단련을 벤치마킹해 설립한 전경련은 지금까지 경단련을 포함한 일본 재계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BRT는 '한일 경제 협력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다. 전경련 관계자는 "그동안 어려웠던 한일 관계가 지난 6일 강제징용 문제 해법 발표 이후 회복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양국 경제계의 협력 필요성도 높아진 시점에서, 한일 주요 기업인이 모여 경제 협력, 글로벌 현안 공동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일본과의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상호 투자, 인력 교류 확대 등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입장에서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이 행사에 참석한다는 점이다. 4대 그룹 외 전경련 회장단에서는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을 포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일본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주요 기업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4대 그룹 총수가 전경련이 주최하는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건 탈퇴 선언 이후 약 6년 만이다. 4대 그룹은 국정농단 기업 청문회가 열린 2016년 12월 초 전경련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고, 2016년 말과 2017년 초에 걸쳐 탈퇴를 공식화했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회장이 "전경련 활동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2017년 2월 전경련을 탈퇴했다.

전경련은 이번 BRT 행사를 준비하며 전경련에서 탈퇴한 4대 그룹에 특별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전경련은 이번 BRT 행사를 준비하며 전경련에서 탈퇴한 4대 그룹에 특별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K스포츠·미르재단 후원금 모금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혼란스러운 시국에 터진 '4대 그룹 탈퇴 폭탄'은 치명상이었다. 회비 절반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재계 맏형'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적폐로 낙인찍혀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패싱 굴욕'을 겪었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없어 한때 조직의 존폐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특히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회장직을 맡겠다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아 김병준 직무대행 체제가 들어선 상태다.

전경련 탈퇴 이후 4대 그룹 총수들은 철저히 '거리 두기'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서울회의가 첫발을 뗀 2018년 11월, 그룹 총수들은 모두 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회장만 '깜짝 등장'해 중국 지도부 고위급 인사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고, 이와 관련해 전경련 주최 행사라는 점에서 최대한 몸을 사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4대 그룹 총수의 BRT 참석은 한일 기업인 간 교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끊어진 4대 그룹과 전경련의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경련은 이번 BRT를 준비하면서 4대 그룹에 특별 참석을 요청했고, 기업들도 주저하지 않고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4대 그룹 총수의 BRT 참석은 '전경련 행사 참여'보단 '윤석열 대통령 방일 동행'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기류도 포착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일본 방문은 양국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 강화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라며 "총수들은 BRT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일본 기업 측과 만나는 일정을 잡고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RT 개최를 계기로 4대 그룹과 다소 거리를 좁힌 전경련은 향후 4대 그룹 재가입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전경련이 올해 "변화하겠다"며 미래발전위원회를 꾸려 중장기 발전안을 지속 내놓고 있지만, 위상 회복 측면에서는 4대 그룹의 복귀 없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김병준 직무대행 역시 자체 혁신을 포함한 4대 그룹 재가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김병준 직무대행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4대 그룹을 거론하며 "국민에게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든 이후 (가입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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