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금융&증권 >금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손보업계서 수익성 4위로 밀린 현대해상, 올해 관건은
입력: 2023.03.20 00:00 / 수정: 2023.03.20 09:32

메리츠화재 급성장…점유율 11% 진입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영업경쟁력 확보 관건


손해보험업계에서는 기존 삼성화재에서 현대해상, DB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1~3위 구도가 꽤 장기간 이어졌으나 최근 메리츠화재가 급성장하며 균열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손해보험업계에서는 기존 삼성화재에서 현대해상, DB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1~3위 구도가 꽤 장기간 이어졌으나 최근 메리츠화재가 급성장하며 균열을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외형상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해상이 수익성 면에서는 4위로 밀렸다. 기존 삼성화재에서 현대해상, DB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1~3위 구도가 꽤 장기간 이어졌으나 최근 메리츠화재가 급성장하며 균열을 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현대해상의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성을 두고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와 영업경쟁력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메리츠화재가 현대해상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전년(6631억 원) 대비 30.9% 늘어난 86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현대해상(5609억 원)을 3000억 원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가 업계 3위에 올라섰고 현대해상은 4위로 내려 앉았다.

이 밖에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1414억 원으로 전년(1조926억 원) 대비 4.5% 증가했다. D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806억 원으로 1년 전(7769억 원) 대비 26.2% 증가했다. KB손보는 55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8% 늘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과 실손보험 손해율 하락 등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그간 보험업계에선 삼성화재에서 현대해상, DB손보로 이어지는 3강 구도가 장기간 이어졌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국내 손보업계에서 자산규모 2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대해상의 자산총계는 53조148억 원으로 87조2038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삼성화재에 이은 2위다. 3위는 DB손보로 51조5552억 원이며, 4위는 KB손보로 42조2449억 원이다. 메리츠화재는 30조6805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DB손보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추격전에서 지난해 경쟁사 대비 아쉬운 수준의 수익성을 낸 현대해상이 현재의 3강 구도에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장기보험, 자동차 보험 등의 손해율 관리나 투자 수익률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라며 "지난해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고, 메리츠화재의 급성장으로 비교적 현대해상이 경쟁사 대비 아쉬운 수준의 수익성을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할 경우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의 수익성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은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의 약 85%를 차지한다. 자동차보험이 주력 상품인 만큼 손해율 등락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 78~82%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데 지난해 기준 4개 사의 손해율은 △삼성화재 81.7% △현대해상 80.3% △DB손보 79.8% △KB손보 80.2%로 전년 대비 안정세를 보였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12월 겨울철 강설과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며 영업 적자가 심화했다. /더팩트 DB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12월 겨울철 강설과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며 영업 적자가 심화했다. /더팩트 DB

올해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의 압박에 자동차보험료 2%대 인하를 약속했다. 애초 지난해 손보사들은 관련 인하 폭을 기존 1% 초반대로 추진하려 했지만, 정부당국이 이에 대한 불만을 표하자 2%대로 인하 폭을 확대했다. 또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일상 회복이 이뤄진 만큼 자동차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겨울철 강설과 결빙으로 사고가 급증하며 영업 적자가 심화했다. 지난해 12월 손해율만 따져보면 삼성화재가 98.4%, 메리츠화재 92.4%, 현대해상 87.8%,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이 각각 87.8%와 86.0%로 치솟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할 경우 현대해상의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대신 장기 수익성에 유리한 장기인보험에 집중해왔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비중은 2021년 기준 보험포트폴리오의 85%를 넘어설 정도다. 2020년 말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월별 실적이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앞지르기도 했다. 메리츠화재 고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지 않고 장기 수익성을 추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변화에 따른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해상을 비롯한 손보업계는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와 영업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는 최근 금융감독원장·보험회사CEO 간담회에서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손보업계는 손해율이 악화했고 올해도 위험손해율 올라가는 추세"라며 "보험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좨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물가 상황에서 2~3월부터 주요 보험사들이 자보료를 2~2.5%포인트 인하하기로 하면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제도개선의 긍정적 효과가 가시화 될 경우 보험료 인하 효과를 일정 수준 상쇄하는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관련 재무적인 실적의 외형 개선까지 감안한다면 손보사에 대한 긍정적 접근은 충분히 유효하다"며 "사별로 차별화된 가격 정책은 계속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업계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올해를 보험업 본업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 '이익 기반의 내실 경영'과 '영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전략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한편 장기위험손해율 등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현대해상이 영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전략으로 추진할 것을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와 형제 회사이기 때문에 굉장히 영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현대자동차와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자동차부터 손해보험까지 다양한 수익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고객들과의 접점을 찾고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영업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순익 측면에서 타사 대비 적은 편"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튼튼한 내실을 바탕으로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