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흐름, 펀드에까지 뻗어…투자 주의해야"
폐쇄형 펀드 한국ANKOR유전의 주가가 오르내리락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알맹이' 없는 폐쇄형 펀드 한국ANKOR유전의 주가가 널뛰기를 지속하고 있다.
15일 한국ANKOR유전은 전 거래일(155원) 대비 14.19%(22원) 오른 1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71원으로 문을 연 한국ANKOR유전은 장중 169원과 186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한국ANKOR유전은 최근 10거래일 간 냉탕과 온탕 사이를 오갔다. 이달 2일과 3일에는 각각 16.43%, 11.11% 내리며 100원선을 위협받았으나 3일에는 급작스럽게 상한가(29.81%)를 쳤다.
한국ANKOR유전은 이어 7일(29.63%)과 8일(29.71%)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9일 돌연 하한가(-29.96%)를 나타냈고, 이튿날인 10일에는 돌연 19.50% 올랐다. 13일과 14일에는 각각 3.68%, 15.30% 떨어졌으나, 15일에는 또다시 반등세를 그렸다.
한국ANKOR유전은 지난 2012년 상장된 15년 만기 폐쇄형 펀드다. 폐쇄형 펀드는 일정기간 자금을 유치하며 펀드의 만기까지 도중에 환매할 수 없다. 천재지변이나 투자자의 사망, 이민 등의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환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낮다. 이로 인해 통상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개발, 실물자산,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자산에 투자된다.
현재 한국ANKOR유전은 펀드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멕시코만 앵커유전을 매각,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앞서 투자에 나섰던 한국석유공사와 한국투자신탁운용(현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등은 지난해 7월 앵커유전 지분 80%를 4700만 달러(한화 약 641억 원)에 처분했다. 처분가는 인수 금액의 5%에 불과해 헐값 매각 지적이 잇달았으나, 더이상 보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자산인 앵커 유전을 처분하면서 한국ANKOR유전은 이익초과분배금 1169억3340만 원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시했다. 분배락(분배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져 주가가 인위적으로 하락하는 시점)이 적용된 시점은 12월 14일로, 분배금 1670원을 받기 위해서는 전날인 13일까지 주식 체결이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의 관측과 달리 한국ANKOR유전은 14일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투기성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13일 1675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니 적정 주가는 분배금을 제외한 5원이지만, 한국ANKOR유전은 22원으로 장을 시작했고 금세 이상 조짐을 보였다. 이날 27.27% 치솟은 28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올해 1월 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한가(거래 정지일 12월 22‧27일 제외)를 기록했다. 2일 종가는 361원으로, 분배락일 시초가의 16.4배에 이른다.
한국ANKOR유전은 같은 달 19일 투자경고종목에도 올랐다. 투자경고종목은 당일 종가가 5일 전날의 종가보다 75% 상승한 경우나 당일 종가가 20일 전날 종가보다 150% 이상 상승한 경우 등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할 경우 지정된다. 최근 20일 가운데 5일 이상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널뛰기를 지속하는 한국ANKOR유전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주가가 100원대의 동전주인 데다 거래량도 적어서 소규모 금액으로도 시세 조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펀드는 주요 자산을 매각해 조기 청산될 가능성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 흐름이 개별 주식 종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펀드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면서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가격 상승과 폭락은 테마주의 주가 흐름으로 큰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