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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여진 속 '주인 없는 기업' 압박…KT&G 주가 오리무중
입력: 2023.03.06 00:00 / 수정: 2023.03.06 18:39

KT&G, 지난해 12월 초 대비 10.65% 하락
소유분산기업 지적發 CEO 리스크…하방압력 되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는 지난 3일, 전날보다 0.46% 내린 8만7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달 24일 이후 간신히 유지하던 9만 원선도 무너진채 8만7000원선에 거래 중이다. /더팩트 DB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는 지난 3일, 전날보다 0.46% 내린 8만7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달 24일 이후 간신히 유지하던 9만 원선도 무너진채 8만7000원선에 거래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KT&G 주가가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 속 9만 원을 밑돌며 고전 중인 가운데 정부의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또다시 하방압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의 주총 안건 상정이 주가 상승 이벤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행동주의 펀드의 '이슈 몰이'에도 주가는 오히려 '반락'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는 지난 3일 전날보다 0.46% 내린 8만7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지난달 24일 이후 간신히 유지하던 9만 원선도 무너진 채 8만7000원선에 거래 중이다.

KT&G 주가는 지난해 12월 초만 하더라도 10만 원에 육박했지만 3개월간 꾸준히 미끄러져 현재 수준에서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에 나서는 등 기업 구조 변동에 영향을 끼치면서 다수 기업의 주가가 폭등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해 초 7만 원대에서 최대 13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7대 금융지주사도 주주환원정책 요구가 들이닥치자 올해 주가가 크게 뛰었다. KCGI가 지분을 사들여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올 들어 30%가량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주주제안 요구가 나타나고 경영권 분쟁이 예상될 때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한다. 그러나 KT&G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 측이 내민 주주제안에 법적 대응 검토 등 다소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 실망감으로 작용해 주가가 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은 지난해 10월 말 시작됐다. 이후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 행동주의 펀드 연합체는 꾸준히 △KGC인삼공사 분리상장 △주주환원 정상화 △분기배당 △거버넌스 정상화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앞서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대비 200원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자사주 소각 등 투자자 입장에서 구미가 당길 만한 적극적인 방식의 주주환원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KT&G가 FCP가 제안한 주주제안의 일부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의사를 밝혔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 측과 사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한국인삼공사 분리상장은 안건 상정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KGC 인삼공사
지난 3일 KT&G가 FCP가 제안한 주주제안의 일부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의사를 밝혔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 측과 사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한국인삼공사 분리상장은 안건 상정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KGC 인삼공사

◆ '소유분산기업' 지적에 고개드는 CEO 리스크...하방압력 더해지나

KT&G의 '주인 없는 기업'이란 타이틀로 인해 주가가 또 한 번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부터 국민연금의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입김이 거세진 데다 올 초 윤석열 대통령도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며 민영화 기업에 대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금융위원회 보고에서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내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 작동돼야 한다"며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튜어드십은 기관투자자가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동 지침을 의미한다.

실제 연기금의 '큰 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강화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KT&G와 같은 소유분산기업 KT에 스튜어드십을 코드를 발동했다. 연임에 나선 구현모 KT 대표에게 '황제연임' 우려를 내세우며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다. 구 대표는 복수 후보 경선을 제안했으나 국민연금은 최종 후보로 낙점된 구 대표에게 "경선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고, 결국 연임 의사를 철회했다.

금융권 내에서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주인 없는 기업에서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에 관여했을 때 기관이 이사 선임 등에 있어 의사를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며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일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후속 대처를 지시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백복인 사장의 입지에도 외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백 사장은 3연임 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 추천부터 단독 후보 결정까지 걸린 기간이 11일에 그쳐 대표 선임 과정상 투명성이 지적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반 기업의 경우 통상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추천 이후에도 수차례 논의를 거치고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까지 한 달 가량을 소요한다.

아울러 지난 2015년 백 사장 취임 시기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17%가량 하락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일각에서는 사업보고서상 백 사장 보유 지분이 회사 전체 지분의 0.00021% 수준인 점을 들어 백 사장의 주가부양 의지가 상대적으로 미미한 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 KT&G 측은 "백 사장이 공시 의무가 없는 우리사주 조합 계정으로 보유한 규모(약 4000주, 3억4800만 원)까지 고려한다면 주식 규모가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규모는 KT 구 대표(3만6571주, 약 12억 원)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향후 백 사장 체제가 내부 개혁에 영향을 받게 되거나 CEO 교체로 이어진다면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T의 경우 지난달 23일 구현모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다는 소식을 전하자 다음날인 24일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3.94% 하락한 3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한편, 이달 예정된 주주총회가 당분간의 주가 흐름을 예측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KT&G가 FCP 주주 제안의 일부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의사를 밝히면서 이후 경영 변화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 측과 사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한국인삼공사 분리상장은 안건 상정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이 줄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KT&G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 측에서 내민 주주제안들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인삼공사를 분리해야 성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행동주의 펀드 측과는 의견이 다르다. 분할 시 사업 가치가 올라가야 하고 기대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내부에서 다방면으로 검토했을 때 그럴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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