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금리 이상 유인 없어
당분간 고금리 파킹통장 혜택 없다는 시각도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 4%대 파킹통장 금리를 제공하던 저축은행들이 추가 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현재 3%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연 4~5%까지 '파킹통장'(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수시 입출금 계좌) 금리를 끌어올렸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3%대 초반까지 다시 내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채 금리 상승에 맞춰 끌어올렸던 금리를 다시 내리면서 저축은행도 높은 금리로 소비자를 유인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고금리 파킹통장 혜택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23일부터 파킹통장 상품 '비대면플러스입출금통장' 금리를 기존 연 3.6%에서 연 3.3%로 0.3%포인트 낮췄다. 이 상품은 올해 1월 초에는 연 4.0% 금리를 제공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같은 날부터 파킹통장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를 연 3.6%에서 연 3.2%로 낮췄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3일 해당 상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으며 이로써 이달에만 두 차례 금리를 내렸다. 지난달 연 4.1%를 주던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는 한 달 새 0.9%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저축은행도 지난 22일부터 '하이(High)하나 보통예금' 금리를 연 2.8%에서 연 2.4%로 0.4%포인트 인하했다.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할 때 금리도 최대 연 3.4%가 적용된다. SBI저축은행 역시 지난 16일부터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3.2%에서 연 3.0%로 낮췄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0일부터 'OK읏백만통장Ⅱ'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종전 100만 원 이하 예치금일 경우 종전에도 연 5.5%(우대수수료 포함) 금리를 적용했지만 연 5.0%로 조정했다. 이달 1일부터 최고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500만 원 이하 예치금은 우대 수수료를 포함해 최대 연 4.0%를 제공하며, 5000만 원 이하는 최고 연 3.8%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자산규모 순위 1위인 SBI저축은행도 지난 16일부터 '사이다뱅크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3.2%에서 연 3.0%로 낮췄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 4%대 파킹통장 금리를 제공하던 저축은행들이 이같은 추가 금리 인하를 발표하면서 현재 3%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국내 기준금리(3.5%)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2금융권에서도 고금리 혜택이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파킹통장 금리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제1금융권 중 그나마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은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가 연 2.6%,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이 연 2.3%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채 금리 상승에 맞춰 끌어올렸던 금리를 다시 내리면서 저축은행도 높은 금리로 소비자를 유인할 이유가 없어졌으며, 당분간 고금리 파킹통장 혜택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채 금리 상승에 맞춰 끌어올렸던 금리를 다시 내리면서 저축은행도 높은 금리로 소비자를 유인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고금리 파킹통장 혜택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작년 하반기 저축은행들은 대형 은행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채 금리 상승에 맞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대로 끌어올리면서 정기예금 경쟁력을 상실했다. 당시 대기성 자금이라도 유치하기 위해 파킹통장 금리를 앞다퉈 인상했으나 지금은 과거 금리 수준을 되찾으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중은행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저축은행은 기존 고객이탈 방지를 위해 금리 인상을 시행했으나, 이제는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금리를 살펴보면 현재의 금리 수준도 다소 높은 것으로 보이며 점차 과거 금리 수준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은행 예·적금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일제히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규모가 작은 업계 특성 상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압박보다는 각 사별 유동성 관리에 따라 금리가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이후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저축은행들도 예금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갔다"며 "그러면서 파킹 통장도 같이 급격하게 금리가 올라갔고 올해 들어 금리가 다시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영향을 받을 정도의 규모를 가진 업권은 아니고 각 사별로 유동성이 어떻게 관리되느냐에 따라 (금리가) 움직인다"면서 "당분간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한 점도 금리 인하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은 지난해 역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OK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1164억 원으로 전년 동기(1194억 원) 대비 4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은 663억 원에서 452억 원으로 31.8% 감소했다. SBI저축은행은 2931억 원에서 2572억 원으로 12.2%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도 756억 원, 607억 원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7%, 5.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