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자율주행 관련 대규모 리콜
국내도 과장광고·안전띠 문제로 과징금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나타나 36만2758대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국내에서 안전 문제와 과장광고로 당국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데 이어 미국에서 자율주행 관련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으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테슬라 차량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결함이 나타나 36만2758대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HTSA는 테슬라의 2016~2023년형 모델S와 모델X, 2017~2023년형 모델3, 2020~2024년형 모델Y에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해 △회전 전용 차선 직진 △멈춤 신호에서 불완전한 정지 △노란색 신호에서 무분별한 교차로 통과 △도로 제한속도 미준수와 같은 문제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리콜 사태 이전부터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은 끊임없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자율주행의 문제를 지적하는 '던 프로젝트'라는 단체가 59만8000달러(약 7억60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최근 슈퍼볼 TV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에는 테슬라 차량이 어린아이 마네킹을 인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하거나, 마주 오는 차량으로 돌진해 탑승자가 급하게 핸들을 꺾는 장면, 출입 금지 표지판을 무시하고 계속 주행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던 프로젝트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테슬라 자율주행 저격 영상. 어린이 마네킹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하는 모습이 담겼다. 던 프로젝트는 지난해에도 테슬라 자율주행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던 프로젝트 유튜브 |
지난 1월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홍보영상이 조작됐다는 내부 폭로도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아쇼크 엘루스와미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SW) 이사는 캘리포니아 법정 진술에서 2016년 테슬라의 자율주행 영상이 실제가 아니라 연출된 내용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당 영상은 테슬라 차량이 멜론 파크의 한 주택에서 팔로 알토에 있는 테슬라 본사까지 이어진 도로를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담았다. 영상에선 테슬라 차량이 주변을 스스로 인식해 운행하는 것처럼 나왔지만, 테슬라가 경로를 담은 3차원 지도를 미리 입력, 따라 주행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관계 당국으로부터 안전 문제와 과장광고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지난 1월 10일 국토교통부는 테슬라 모델3 등 2개 차종 3만333대가 미디어 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오류로 좌석안전띠 경고음이 작동하지 않는 등 5건의 문제를 발견, 과징금 22억 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지난 1월 3일에는 테슬라가 주행거리와 전비를 거짓·과장광고한 혐의로 과징금 28억 원을 부과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차량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우수한 자율운행기술 때문인데, 이 두 가지 부분에서 결함 가능성이 발견된 것은 글로벌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 등에서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이미 테슬라의 독점은 깨진 상태다"며 "테슬라가 AS센터도 손꼽을 정도로 적고, 사회적 기여도 거의 없어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쌓여있기에 판매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