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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오르는데 수요는 시들"…주택공급 '시계제로'
입력: 2023.02.15 16:25 / 수정: 2023.02.15 17:04

"공사비·금융비 상승…분양가 인상 불가피"
1월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 전년比 11% ↑


전국적인 청약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비와 공사비가 오르며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임영무 기자
전국적인 청약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비와 공사비가 오르며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수도권에서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들이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분양사업자들이 사업 일정을 미루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금리 기조와 분양가격 인상으로 청약 수요를 사로잡을 요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주택공급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직방에 따르면 이달 16개 단지, 1만2572가구(일반분양 9924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 예정 물량만으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8922가구)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물량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달에도 예정 물량의 절반조차 분양되지 않았다. 지난달 분양 예정 단지는 전국 1만3081가구(일반분양 5806가구)였으나 분양 예정이던 10개 단지 가운데 실제로 청약통장을 받은 곳은 4곳, 총 3030가구(일반분양 1461가구)에 그쳤다. 예정 물량의 4분의 1만 분양된 것이다.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달 약 2만4000가구 대비 88% 쪼그라들었다.

예정 물량이 공급되지 않는 것은 최근 분양 단지들이 저조한 청약실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분양사업자들은 분양 시점을 늦추려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행사들이 가급적 분양을 미루려는 움직임이다"라며 "한번 '미분양' 단지로 낙인찍히면 청약일정 내내 홍보비 등을 지출해야 하고, 심각한 경우 할인분양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설경기 전망은 지난해보다 대폭 악화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이달 주택사엽경기전망지수는 전국 59.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8.6포인트 내린 46.7 수준이다.

주산연은 금융당국의 고금리 기조를 건설경기 악영향으로 꼽았다. 주산연 관계자는 "금리의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상기 이후에도 기존 수준으로 금리가 내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단기금융의 불안정성, 투자 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침체 등의 현재 직면한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경기 안양시 평촌센텀퍼스트(덕현지구 재개발) 조합은 이달 분양가를 10% 내렸다.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 1150가구 공급에 257명이 청약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이 0.22대 1에 그쳤다. 계약률이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분양가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더샵아르테는 지난 13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394가구 공급에 83가구만 지원해 모든 평형에서 미달이 났다. 같은날 특별공급된 경기 수원시 수원성중흥S-클래스 역시 295가구 모집에 130가구만 청약 통장을 사용했다.

서울의 주요 분양 단지에서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는 29·39·49㎡ 평형의 계약률이 최종 60%에 머물면서 줍줍 아파트가 나올 예정이다. 이들 공급량은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43%인 2061가구 수준이다. 1000가구가량이 줍줍 물량으로 나오는 셈이다.

청약 수요가 얼어붙었지만 아파트 공급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주택공급 지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방의 한 분양 단지에 40% 할인분양 광고가 붙어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청약 수요가 얼어붙었지만 아파트 공급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주택공급 지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방의 한 분양 단지에 40% 할인분양 광고가 붙어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고금리 기조로 수요가 얼어붙은 가운데 분양가가 오르며 청약 실적 부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가 지난해 일반공급 청약 접수를 진행한 전국 아파트 15만5855가구(임대 제외)를 분석한 결과 3.3㎡(평)당 분양가 2000만 원 이상인 물량은 전체의 13.2%(20572가구)로 조사됐다. 직전 5년 평균 6%대에서 두배 이상 뛴 것이다.

수도권에서 평당 분양가가 2000만 원 중반대를 하회하는 단지는 드물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3829만 원으로 4000만 원에 육박한다. 평촌센텀퍼스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를 3211만 원에서 2889만 원로 낮췄으나 여전히 전용 84㎡의 최고 분양가는 9억 원 중반대로 인근 시세를 5000만~8000만 원가량 웃돌고 있다.

전국적인 분양가 상승세도 뚜렷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날 발표한 전국 평균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1571만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9% 뛰었다. 수도권은 2150만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4.9%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규제지역 해제에 따른 고분양가 관리지역 자동 해제 등에 따라 올해도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으로 청약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고 있어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가성비 아파트로 쏠림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올라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원자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근과 콘크리트 가격이 1년 사이 큰 폭으로 뛰었다"며 "여기에 유가 상승으로 인한 운송비, 임금, 금융비 등이 모두 오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를 인상하지 않고는 사업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주택공급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공사비와 금융비 증가로 분양가는 올해 내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까지 분양 일정은 있으나 거시적인 경제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들 물량의 공급 지연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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