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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천연가스값 하락에도 요금인상 추진하는 이유
입력: 2023.01.26 15:07 / 수정: 2023.01.26 15:07

미수금 증가에 순차입금 36조 원·부채비율 437% 육박
국제 LNG 가격 상승시 요금 못올려…"당분간 인상할 수밖에 없다"


한국가스공사의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이 9조 원에 육박하면서 당분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 푝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본사사옥.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의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이 9조 원에 육박하면서 당분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 푝이 워낙 크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한국가스공사 본사사옥. /한국가스공사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가스공사의 도시가스 원료비 미수금이 9조 원으로 불어나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수금 확대로 인해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나고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환율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고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내렸지만, 과거 적자분을 지금에야 요금에 반영하는 모양새라 당분간은 요금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0년 23조8000억 원에서 2021년 27조6000억 원,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36조1116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시가총액 대비 115.3%에 육박했다. 순차입금이란 총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자산을 뺀 것으로 수치가 음수면 현재 회사의 빚을 모두 갚고도 돈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순차입금 마이너스 값이 클수록 재무구조가 안전하고 플러스라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순차입금 증가는 도시가스(민수용) 원료비 미수금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1조8000억 원 수준이던 미수금은 지난해 2분기 5조1000억 원으로 늘었으며, 3분기 5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최대 9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렇다보니 부채 대비 자본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355.9%로 집계됐으며 4분기 부채비율은 437%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를 넘으면 재무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본다. 가스공사가 공기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400% 이상의 부채비율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도 가스공사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스를 달러로 구매하기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을 입게 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37.98원으로 지난 2009년 1분기(1415.22원) 이래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59.2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9% 올랐다.

이처럼 가스공사 재정 악화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도시가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을 전년 대비 36.2% 인상, 메가줄 당 19.69원으로 올렸다. 가스공사는 현재 인상된 가격에서도 메가줄 당 8.4원~10.4원 올려야 영업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0.4원이 오르게 되면 가스요금은 2분기에 메가줄 당 30.09원이 된다. 기재부는 재정건전화계획의 이행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미수금 전액회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제 LNG 가격이 떨어져도 가스 요금은 당분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선진국이 2~3배 가격을 인상할 때 한국은 약 40% 정도만 인상하면서 나타난 적자를 메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더팩트 DB
국제 LNG 가격이 떨어져도 가스 요금은 당분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선진국이 2~3배 가격을 인상할 때 한국은 약 40% 정도만 인상하면서 나타난 적자를 메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더팩트 DB

최근 유럽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했지만, 요금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요금 인상은 과거 가스요금이 급등했을 때 요금을 동결하면서 나타난 적자를 회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LNG 평균 가격은 MMBtu(열량단위)당 2021년 15.04달러에서 지난해 34.24달러로 127.6% 급등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의 경우 가스요금이 2~3배 가까이 인상됐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민생 안정을 목적으로 인상 폭을 전년 대비 약 40% 정도 밖에 인상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요금은 지난해 누적된 적자를 메우기 위한 조치이기에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져도 요금 인하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국회에서 통과한 '한국가스공사법 개정안'이 가스공사 누적 적자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당 개정안은 가스공사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4배에서 5배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가스공사법 개정안이 가스공사 자금 융통에 숨통을 트일 수 있게 할 여지가 있다"면서 "가스공사가 에너지·자원사업 특별회계 대상 공기업인만큼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수반된다면 다양한 자금조달원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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