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SUV' 코나, 5년 만에 '환골탙태'
한국지엠·르노코리아 내수 판매 빨간불 켜지나
현대차·기아 '집안경쟁' 여파 업계 촉각
현대차는 1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2세대 신형 코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일명 '정의선 차'로 불렸던 현대자동차(현대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가 5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새롭게 탄생하면서 달라질 소형 SUV 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2세대 신형 코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번 신차에 대해 "소형 SUV의 기준을 한 단계 높인 '룰 브레이커'"라고 자평하며 올해 판매 목표치로 3만7000대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기아 '셀토스'(4만2983대)를 제외하고, 외국계를 포함한 나머지 3사(르노코리아·한국지엠·쌍용자동차)의 동급 모델 판매량을 넘어선 수치다.
현대차는 승용과 레저용 차량(RV) 부분에서 경차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에서 고른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소형 SUV 시장에서만큼은 수년째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현대차는 기존 소형 SUV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업계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신차의 특장점으로 내세우며 시장이 판도를 뒤엎겠다는 전략이다.
기아 '셀토스'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모두 4만2983대가 팔리며 소형 SUV 판매 1위에 올랐다. /기아 제공 |
실제 현대차는 이번 신형 코나에 동급 최초로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 △빌트인 캠 2 △카페이와 연동해 실물 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e 하이패스) 기능 등을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코나는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차별화되는 도심형 SUV로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영 패밀리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이라며 "코나를 선택한 모든 고객들이 일상에서 진일보한 차량 경험을 실제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코나'와 기아 '셀토스' 간 치열한 '집안 경쟁'이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르노코리아) 등 소형 SUV '쏠림현상'이 심한 일부 브랜드 판매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쉐보레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모두 1만4561대가 팔리며, 한국지엠에서 판매하는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지엠 제공 |
브랜드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국내 5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한 한국지엠은 소형 SUV '쏠림현상'이 가장 심하다.
쉐보레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20.4% 줄어든 1만4561대가 팔렸다. 이는 브랜드 내 승용과 RV, 상용 부문 통틀어 가장 많은 판매량으로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RV 부문만 놓고 보면, 해당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9%에 달한다.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출시, 시장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신차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내놓을 신차가 지난해 11월 단종했던 쉐보레 소형 SUV '트랙스'의 완전변경 모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XM3'가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17.5% 늘어난 1만9425대가 팔리며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기아 '셀토스', '니로'(2만9491대)에 이어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이는 르노코리아 내에서 중형 SUV 'QM6'(2만7440대)에 이어 브랜드 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으로 전체 판매량의 37%를 차지했다.
르노코리아의 'XM3'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1만9425대가 팔리며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기아 '셀토스', '니로'에 이어 판매량 3위에 올랐다. /르노코리아 제공 |
르노코리아의 소형 SUV '쏠림'은 수치상으로 한국지엠과 비교해 덜한 편이지만, 올해 신차 계획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차 역시 이번 신형 코나의 여러 파워트레인 라인업 가운데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제시한 만큼 직접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는 앞서 신형 코나를 공개하면서 "국내 판매에서 (신형 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량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 등으로 신차 수요가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SUV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현대차의 경차 '트랙스'의 성공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형 SUV 시장에서도 '실용성'과 '상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원하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신차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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