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니켈 연산 8만 톤→10만 톤으로 증설 계획
LG화학과 협력해 전구체 시장 공략 박차
고려아연이 자회사 '켐코'에 대해 1200억 원의 자금을 대여하면서 배터리 소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LG화학과의 협력 관계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사진은 고려아연 본사가 있는 서울 논현동 영풍빌딩 전경. /김태환 기자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고려아연이 자회사 '켐코'에 1200억 원의 자금을 대여하면서 배터리 소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황산니켈 생산량을 늘려 LG 배터리 계열사의 소재 공급망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공시를 내고 자회사 켐코에 1200억 원의 자금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이자율은 5.63%며 자금 대여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다.
고려아연은 "켐코에서 생산하는 황산니켈이 현재 연산 8만 톤 수준인데, 10만 톤으로 증설하기 위한 생산량 증설 투자"라고 설명했다.
켐코는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황산니켈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황산니켈은 니켈을 황산에 용해·증발시켜 만든 무기 화합물로, 리튬이온배터리 전구체 원료로 사용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중간재로, 양극재 재료비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코리아에 따르면 황산니켈의 전세계 생산량은 지난 2021년 96만 톤에서 지난해 100만 톤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생산량 증설로 켐코의 황산니켈 생산량이 10만 톤에 도달한다면 전세계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게 된다.
이번 자금 대여는 LG화학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6월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공급망 강화를 목적으로 켐코와 전구체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고려아연과 전구체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싶은 LG화학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다.
합작법인을 통해 LG화학과 켐코는 오는 2024년까지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전구체 생산공장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특히, 켐코가 생산하는 황산니켈뿐만 아니라 폐배터리와 폐기물 등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도 함께 활용해 전구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켐코와 LG화학은 합작법인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협력관계"라며 "전구체를 생산하려면 더 많은 황산니켈이 필요한데, 이번 자금 대여로 전구체 생산을 늘리고, 이는 다시 양극체 생산을 늘리는 선순환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 회장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을 31.95%,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최씨 일가'가 지분 29.14%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려아연 지분을 1.97% 보유하고 있어, 최씨 일가와 합치면 31.11%가 된다. 고려아연이 지분 확보를 위해서라도 LG화학과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