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STX엔테크와 플랜트係 시너지
오는 17일 1500억 원 유상증자 예정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 절차를 마치면서 양사의 사업 시너지가 예상된다. 서울 송파구 쌍용건설 본사 모습. /윤정원 기자 |
글로벌세아그룹의 품에 안긴 쌍용건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쌍용건설은 지주사인 글로벌세아그룹의 다양한 계열사들과 함께 그간 비중이 크지 않았던 플랜트 사업부문을 키우고 새로운 해외 시장에도 첫 발을 내딛는다는 목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달 두바이투자청(ICD)으로부터 쌍용선설의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공정위 심사를 거쳤고 인수 잔금도 모두 납부했다.
오는 17일에는 쌍용건설의 재무환경 개선을 위해 1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유상 증자한다. 주당 5000원씩 3000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끝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 지분 90%를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10%는 두바이투자청이 유지하기로 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한 만큼 쌍용건설과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업자개별생산) 수출업체 세아상역을 자회사로 둔 중견그룹이다. 세아상역을 포함해 골판지 포장 전문기업 태림페이퍼·태림포장, 글로벌 EPC(시공·설계·조달) 전문기업 세아STX엔테크, 수소에너지 전문기업 발맥스기술 등 10여 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세아STX엔테크와 함께 쌍용건설의 플랜트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플랜트사업 부문 매출은 약 400억 원으로 전체 매출 1조4000억 원의 3%에 불과했다. 세아STX엔테크는 플랜트 사업부문에서 연간 3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양사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플랜트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관련 사업 비중을 쌍용건설 전체 매출의 10% 내외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해외 사업지 진출도 예상된다. 쌍용건설을 기존 싱가포르,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중동국가에서 입찰우위를 다져왔다. 반면 글로벌세아그룹은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남아메리카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해외에서 자체 생산공장을 발주할 경우 쌍용건설에게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으로 쌍용건설의 재무건전성도 회복될 전망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개선된 재무건전성을 토대로 사회기반시설(SOC)과 인프라 발주뿐 아니라 도시정비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면 신용등급이 상향되고 금융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높이면 국내 입찰 현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530%다. 그러나 기존 회사가 보유한 1606억 원의 자본총계에 1500억 원의 투자금이 유치되면 부채비율이 기존의 절반 이상 낮은 250%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쌍용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3위로, 전년 30위보다 소폭 내렸다. 시공능력평가액은 전년도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과 기술능력평가액을 주요 지표로 합산해 계산한다. 회사는 공사실적에서 우수한 평을 받았지만, 부채 규모가 커 경영평가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글로벌세아 계열사인 세아상역이 OEM과 ODM 등 생산공장을 다수 운영하는 만큼, 설비확충 등에 필요한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건전성 확보로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상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건설은 경영환경 악화로 지난 2014년 1월 회생절차를 밟았다. 회생계획 인가 후 M&A(인수·합병)를 추진해 두바이투자청을 인수자로 결정하고 이듬해인 2015년 1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쌍용건설은 채무변제를 끝내고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종결 결정을 받았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지분은 99.95%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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