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리컷홀딩스,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6.57%까지 확대
오스템임플란트 "대응전략 공개 어려워"
강성부 펀드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추가 매입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이 5.57%에서 6.57%로 증가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문수연 기자] 행동주의 펀드 '강성부 펀드(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추가 매입해 2대주주 턱밑까지 올라왔다. 강성부 펀드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밝힌 만큼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업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회사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이 5.57%에서 6.5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대주주인 라자드애셋매니지먼트가 보유한 지분 7.18%와 0.61% 차이다.
에프리컷홀딩스는 강성부 대표가 최대 출자자인 KCGI 한국지배구조개선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지분 100%을 보유한 유한회사로, 자본총액은 1219억9900만 원이다.
강성부 펀드는 지난 2018년 9월 개설됐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행동주의 펀드다. 행동주의 펀드란 주주들이 기업 의사결정에 나서 수익을 챙기는 펀드를 말한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달 20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83만511주(지분율 5.58%)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에프리컷홀딩스는 기존에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71만7903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신규로 11만2608주를 취득하면서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이후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달 이달 4일까지 5차례에 걸쳐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14만8743주(1%)를 추가 매수했으며, 추가 매수 지분 규모는 203억4118만 원에 달한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이라고 기재하며 향후 오스템임플란트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의 선임과 해임, 직무 정지, 이사회 등 회사 기관과 관련된 정관 변경, 회사 합병 분할, 회사의 해산 등에 나설 수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에프리컷홀딩스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에프리컷홀딩스가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적대적 M&A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최대 출자자인 KCGI 한국지배구조개선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지분 100%을 보유한 에프리컷홀딩스는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이 5.57%에서 6.5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업계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강성부 펀드의 타깃이 된 배경에 내부통제 문제와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불거진 2215억 원대 횡령 사건으로 내부통제 부재와 부족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 등이 수면 위로 떠올라 지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최대주주인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지분율이 20.6%에 그치는 점과,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 가능성도 타깃이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상황은 지난 2018년 한진칼 사례와 비슷하다. 강성부 펀드는 2018년 11월부터 약 3년 6개월간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며, 지난 3월 호반건설에 한진칼 보유지분을 대부분 매각해 3000억 원대 수익을 올렸다.
당시 한진칼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불리는 오너가의 갑질 논란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 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상태였으며, 지배구조도 취약했다.
이후 강성부 펀드는 지난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강성부 펀드는 당시 전략적투자자(SI)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자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투자는 불발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제2의 한진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강성부 펀드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강성부 펀드가 아직 공식, 비공식적으로 요구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예측되는 만큼 향후 대응전략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