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매출 23조 원
1월 암젠 시작으로 베링거인겔하임·산도스·화이자 출격
국내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시장 진출
셀트리온은 지난해 애브비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7월 미국 출시를 합의했으며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문수연 기자] 미국에서 초대형 블록버스터 약물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에만 10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매출 1위' 휴미라 특허권 해제에 바이오시밀러 10여 개 출시 예정
3일 업계에 따르면 휴미라의 특허권이 해제되면서 1월부터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판매가 시작된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휴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크론병, 류머티즘관절염, 궤양성대장염 등 10가지 적응증에 사용된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207억 달러(약 28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10년간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휴미라 매출의 80%(약 23조 원)는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애브비는 지난 2016년 12월 미국 물질특허 종료 후 후속 특허 등록으로 특허권을 방어했으나, 올해부터는 특허권 합의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의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판매가 가능해졌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선발주자는 암젠의 암제비타로 2016년 9월 출시 허가를 받아 올 1월 출시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암제비타가 시장을 선점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휴미라 판매량 중 80%가 고농도 제형에서 발생했는데, 암제비타는 현재 50mg/mL의 저농도 제형만 승인을 받았다. 또, 암제비타가 FDA로부터 상호교환성 승인을 받지 못해 휴미라의 대체 처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암제비타 외에는 2017년 8월 베링거인겔하임 '셀테조', 2018년 10월 산도스 '라이리모즈', 2019년 11월 화이자 '아브릴라다'가 허가를 받아 출시를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7월 하드리마 미국 출시를 허가받았으며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과 손잡고 오는 7월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
◆ 국내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 출사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두 곳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 7월 하드리마 미국 출시를 허가받았으며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과 손잡고 오는 7월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임랄디'라는 이름으로 같은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하드리마는 2019년 저농도 제형 승인에 이어 지난 8월 고농도 제형까지 FDA 승인을 받았으며, 통증을 일으키는 구연산염이 포함되지 않아 접종 순응도가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유럽에서 판매 중인 임랄디가 지난해 상반기 유럽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할 만큼 안정성을 인정받은 점도 미국 시장 공략에 주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대체 처방을 위해 하드리마와 휴미라의 상호교환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올해 9월에서 5월로 앞당겼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애브비와 '유플라이마'의 7월 미국 출시를 합의했으며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유플라이마의 미국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담당할 예정이다. 직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출시에 앞서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PBM 약제 목록 등재에 성공할 경우 사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직판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다수 시장에 뛰어든 만큼 국내 기업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서긴 쉽지 않겠지만 미국 내 휴미라 매출의 5%만 차지해도 1조 원이 넘게 된다"며 "연 매출 1조 원을 넘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10여 곳에 그친 가운데, 제품 하나로 1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