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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산업개발, '햄버거 전쟁'서 무릎 꿇은 현장 가보니
입력: 2022.12.16 12:00 / 수정: 2022.12.16 14:24

대우산업개발, "전면 사업 철수는 아니다"

오바마 버거로 유명세를 떨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가 국내 매장 오픈 반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중삼 기자
오바마 버거로 유명세를 떨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굿스터프이터리가 국내 매장 오픈 반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중삼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두달여 전만 해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굿스터프이터리' 매장 안에는 쓰레기가 가득했다. 16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아간 매장 정문 앞에는 '영업 종료'를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있었고 내부에는 정리되지 않은 물품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대우산업개발 자회사 이안GT가 프리미엄 버거 이미지를 앞세워 지난 5월 국내에 야심차게 들여왔지만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자 오픈 반년 만에 문을 닫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특히 BHC그룹이 운영하는 '슈퍼두퍼'와 SPC그룹의 '쉐이크쉑'과 비슷한 가격대지만 차별화된 맛을 선보이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5년까지 수도권 중심으로 직영 매장 7곳을 열겠다는 계획은 흐지부지됐다.

주변 상인들의 반응은 의외라는 입장이다. 한 상인은 "가게로 출근할 때마다 항상 보던 버거집이었는데, 어느 순간 폐점돼 있었다"며 "신논현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매장이라 상권도 좋았는데, 왜 영업을 종료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영업 종료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버거집이 많아 경쟁력에서 밀린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16일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최근 굿스터프이터리 강남점 영업을 종료했다"면서도 "한국 사업을 철수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우산업개발은 매장 영업 종료 이유와 앞으로 사업 계획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업 중단과 별개로 언제든 재오픈의 여지는 남겼다.

최근 국내 시장에 해외 프리미엄 버거가 잇따라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굿스터프이터리의 영업 중단은 업계에서 의외라는 시선이다. 오픈 당시 이안GT는 "첫 해 월 매출 3억 원을 달성하고 2025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7개의 직영 매장을 내겠다"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터다. 특히 세계 최초로 매장 내에 스마트팜인 'GT팜'을 설치, 버거에 들어갈 각종 채소를 직접 재배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 시스템을 발전시켜 대우산업개발이 짓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 공간에도 적극 보급하겠다는 비전까지 제시했다.

16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아간 굿스터프이터리 매장 안에는 정리되지 않은 물품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이중삼 기자
16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아간 '굿스터프이터리' 매장 안에는 정리되지 않은 물품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이중삼 기자

업계는 영업 중단 원인을 두고 '차별성' 부족에 무게를 뒀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포화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은 높은 가격에 걸맞는 품질과 풍부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요즘 소비자들은 버거를 하나의 식사로 인식하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좋은 재료를 쓰면 소비자들도 다 안다. 물론 굿스터프이터리도 좋은 재료를 썼겠지만 차별화된 맛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 영업 종료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굿스터프이터리가 시장 안착에 실패한 요인을 △브랜드 마케팅 △높은 가격 △스마트팜 재배 등 3가지로 축약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오바마 버거라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반짝 시선을 끌었지만 오바마는 현직 대통령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그리 인기가 높지 않았다. 오바마 마케팅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태생적인 한계였다"며 "버거 가격이 1만1900원에서 1만3900원이라는 경쟁사 수제 버거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도 문제다. 결론적으로 비싼 가격에 비해 버거 맛의 차별화가 되지 않아 실패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강남점에서 판매했던 대표 메뉴로는 '프레지던트 오바마 버거'와 '팜하우스 버거' 두 종류로 단품 기준 가격은 각각 1만3900원, 1만1900원에 달한다.

강남점에서 판매했던 대표 메뉴로는 프레지던트 오바마 버거와 팜하우스 버거가 있다. 단품 기준 가격은 각각 1만3900원, 1만1900원이었다. /더팩트 DB
강남점에서 판매했던 대표 메뉴로는 '프레지던트 오바마 버거'와 '팜하우스 버거'가 있다. 단품 기준 가격은 각각 1만3900원, 1만1900원이었다. /더팩트 DB

스마트팜 재배 시스템도 꼬집었다. 김 교수는 "미국 현지 브랜드 맛을 구현하기 위해 얼리지 않은 100% 냉장 소고기를 사용했지만 버거 고기는 맛의 차이를 인식하기 힘들다"며 "또한 스마트팜 재배 버거를 선호할 만큼 버거 구매층의 소득이 높지 않고 나아가 고소득이면서 웰빙에 관심이 많은 연령층은 버거 선호도가 높지 않다"고 첨언했다.

한편 대우산업개발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의 3분기 매출은 1276억 원으로 2분기(1390억 원) 대비 114억 원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 8억5000만 원에서 3분기 -3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외식 사업 부분도 2분기 39억 원에서 3분기 34억 원으로 5억 원 줄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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