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케이큐브홀딩스 금융·보험사로 규정…"카카오 등 의결권 제한"
케이큐브홀딩스, 행정소송 등 필요 법적조치 고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 제재에 대해 "당사는 금융업 영위 회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진 속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카카오 제공 |
[더팩트|최문정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 제재에 반박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향후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공정위는 15일 금융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자신이 비금융사인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에 의결권을 행사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정명령과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아니므로 의결권 제한 규정 적용대상이 되는 금융·보험사에 해당한다"며 "케이큐브홀딩스가 행사한 의결권은 의결권 제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정위는 2020~2021년에 이르는 2년 간 케이큐브홀딩스카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에서 열린 4차례의 주주총회의 모든 안건(48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0년 3월 카카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소집기간을 7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안건의 경우, 국민연금공단과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케이큐브홀딩스의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됐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소속 금융·보험사를 통한 지배력 유지·강화와 확장을 방지하고자 하는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규정 위반행위를 엄중히 제재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위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 제재에 대해 법적 조치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케이큐브홀딩스 홈페이지 캡쳐 |
케이큐브홀딩스는 이러한 공정위의 금산분리 규정 위반 해석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당사는 법적으로 금융업 영위 회사가 아니다"라며 "당사는 자기 자금으로 카카오 지분을 취득했고,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보유 자산을 운영·관리하는 금융상품 소비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3자의 자본을 조달해 사업하는 금융회사의 본질적 특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 여부는 금융 관계법령 및 주무부처인 금융위의 해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 2020년 7월 정관상 사업목적에 '기타 금융투자업'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비금융회사가 주식 배당 수익이 수입의 대부분이 된 사례의 경우,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마땅한 분류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정관상 사업 목적은 임의로 기재할 수 있고, 장래 희망업종까지 기재할 수 있다"며 "관계기관의 심사 절차도 없어 정관에 사업목적을 기재한 것만으로 업종의 실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의결권 행사로 인해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묵살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실제로 2020~2021년 주총에서 처리된 48건의 이사회 안건 중 47건은 당사의 의결권 행사와 무관하게 통과됐을 안건이었다"며 "나머지 1건 역시 이사회 소집 기한을 단축하는 절차적 사안일 뿐 주주에게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사외이사의 권한을 제한하는 실체적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금융사 의결권 제한 규정은 대기업집단이 타인의 자본을 활용해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35년 전인 1987년에 도입해 현재까지 운용 중인 금산분리 규제"라며 "케이큐브홀딩스는 해당 규정의 취지에 실질적으로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케이큐브홀딩스는 과거 유사한 사례와 비교해도 이번 공정위의 결정이 과도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위는 명백한 금융업 영위 회사에서 발생한 10여 건의 사안에 대해서는 고발이 아닌 '경고조치'로 결정해왔기 때문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금융업 영위 회사로 볼 수 없는 당사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사는 공정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받은 후 내부 검토를 통해 행정소송, 집행정지신청 등 필요한 법적, 제도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