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스텝 단행…기준금리 0.5%포인트↑
점도표상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5% 이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뉴시스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간밤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시장이 예상한대로 '빅 스텝'을 택해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현재 4.5% 수준으로 올라간 기준금리를 내년 5.1%까지 인상할 것임을 시사하며 매파적 발언을 함께 쏟아냈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0%에서 연 4.25~4.50%로 올랐다. 현재 3.25%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1.0~1.25%포인트 높은 수치다.
시장에선 연준이 네 차례 연속된 '자이언트 스텝'을 멈추고 '빅 스텝'으로 전환할 것이란 예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12일 예상치보다 낮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며 긴축 속도가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도 힘이 실렸다. CPI는 최근 다섯 달 연속 둔화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연준이 내년 큰 폭의 금리 인상 계획을 시사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연준은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수준을 5.1%로 예상했다. 점도표상 대부분의 위원들이 내년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할 계획이 나타나면서다. 앞서 9월 FOMC 당시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4.6%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0.5%포인트 올라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성명서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Fed의 경제전망(SEP) 상으로는 내년에 금리 인하는 없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현시점에서 물가 목표치인 2%를 수정할 뜻이 없음 또한 분명히 했다. 물가가 안정되기 전까지 금리인상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아울러 연준은 당초 예상치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낮추고, 실업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수정했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0.5%를 기록한 뒤 내년에도 0.5%로 동일하게 유지할 것으로 봤고, 올해 실업률은 3.7%를 유지한 뒤 내년에 4.6%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향후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보다 경기상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FOMC 결과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하락장으로 마쳤다. 주요 지수들은 성명서가 나온 오후 2시 기준으로 급락해 하락 전환했다. 전날 S&P 500 지수는 0.61% 내린 3995.32로 4000 선을 재차 내줬다. 다우지수는 0.42%, 나스닥 지수는 0.76% 각각 하락했다.
CPI 결과 발표 이후 '산타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한 기대감도 돌았으나 이번 FOMC 결과 이후 연말 국내 증시 분위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향후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보다 경기상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기대에 지난 10월과 11월 상승세를 이어왔다면, 앞으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에 하방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더 이상 통화정책 완화, 금리인하 기대를 키워가기 어렵기 때문이다"며 "오히려 연준의 금리인상 의지가 강화될 때마다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약화라는 이중고에 상당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증시의 방향성, 추세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