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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 상한제·OPEC+ 감산…정유사 "영향 제한될 것"
입력: 2022.12.06 14:03 / 수정: 2022.12.06 21:19

국제유가·국내 물가 오르지만…업계 "러시아산 원유 수급 없어"
경기침체 가속화시 상승세 제한 전망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제한을 두는 상한제를 실시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제한을 두는 상한제를 실시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이 지난 5일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제한을 두는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산과 미국산 원유로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부족해지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취급하지 않았고, 경기침체와 환율 안정으로 이번 조치의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서방은 이날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조치를 발효했다. 이에 따라 EU와 G7 국가들은 배럴당 60달러(약 8만 원) 이상으로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의 유통을 금지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최근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정책을 내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시행으로 국제 원유시장에 풀리는 원유 유통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가격이 오를 여지가 커졌다. 이 때문에 상 중동산과 미국사 원유로 수요가 몰리면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 두바이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줄면 다른 지역으로 수요가 몰려 국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은 러시아 원유 상한제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를 취급하지 않아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경기침체로 수요가 적어 유가 상승도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과거 잠시 러시아산 원유를 도입한 적이 있지만 정말 미미한 수준으로 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원유 도입을 완전히 끊었다"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유가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는 세계 물동량을 나타내는 지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부진이 보여주듯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SCFI는 최근 4.8% 내린 1171.36포인트를 기록했다. 전 노선에 걸쳐 운임이 떨어지면서 2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보통 컨테이너운임지수 하락은 무역 물동량이 줄어들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미국과 중동 지역 원유 수요가 다소 늘겠지만 글로벌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중국도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한다고는 하지만 언제 정상화될지 미지수여서 원유 수요가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강세도 유가상승을 상쇄할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도 떨어지고 있다. 원유 등 상품가치는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데 미국달러 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내려간다. 유로와 일본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0.6% 오른 105.316달러에 거래됐다.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5로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3.7과 전달 수치인 54.4를 크게 웃돌았다.

그동안의 강도높은 금리인상에도 여전히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해석하고 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고강도 긴축 정책을 이어간다면 달러가치가 올라가고 유가는 반대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1400원대의 고점을 찍은 뒤 5일 기준 1292.6원에 마감되며 5개월 사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환율하락으로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부지역 원유에 대한 가격이 인위적으로 통제되면 미국과 중동산으로 수요가 몰리며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원달러 하락이 나타나는데 전세계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고 금리인상이 종료되면 환율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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